‘입담’가수들 예능프로 점령
솔비·서인영등 섭외 0순위… 음반업계 불황탓 ‘투잡’활동
시민일보
| 2008-04-22 19:08:51
“알렉스가 요리사야? 가수야?”
가수들의 예능프로그램 진출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회사원 김모씨(31)는 최근 TV를 보다가 알렉스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혼성그룹 클래지콰이의 멤버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코웃음을 지었다.
알렉스는 지난해 11월 KBS 2TV ‘비타민’의 ‘위대한 밥상’ 코너에서 요리사로 고정출연하며 부드러운 이미지의 남자 요리사로 눈길을 모았다. 알렉스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요리실력을 십분 발휘하며 큰 인기를 모았고, 남자 가수로는 보기드물게 간장CF에도 출연하고 있다.
최근에는 MBC ‘일요일일요일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 코너에서 신애와 가상부부로 등장해 아침식사를 손수 만드는 등 ‘준비된 신랑감’으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룹 룰라 출신 신정환 역시 지상파 3사 예능프로그램을 누비며 개그맨으로 인식될 정도의 입담을 과시하며 MC로 맹활약하고 있다.
◆아예 주 활동무대 옮기기도 = 가수의 TV 예능 점령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가요시장의 침체와 동시에 가수들이 가요프로그램 대신 예능프로그램으로 터전을 옮겨 이제는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현재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의 출연자 구성을 보자. 가수 전성시대라고 평해도 과언이 아니다.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의 경우 ‘은초딩’ 은지원, ‘허당’ 이승기, MC몽, 김C 등 과반수 이상이 가수다. 이효리, 신정환, 탁재훈으로 구성된 2TV ‘상상플러스’ MC군단도 마찬가지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결혼했어요’ 코너 출연자도 솔비, 앤디, 알렉스,크라운제이, 서인영 등으로 가수가 홍수다. SBS ‘체인지’ 역시 이효리, 강인 등 MC외에 게스트 대다수가 손호영 장나라 강타 그리고 빅뱅 등 가수다.
지상파와 케이블TV 예능프로그램 섭외 0순위인 여자 연예인도 솔비와 서인영임을 감안할 때, 가수들의 예능프로그램 장악력은 가히 놀랍다.
◆부정적 면보다 긍정적 측면 우세= 가수들의 예능프로그램 점령은 현재로는 긍정적인 면이 월등하다. 시청자와 제작진 입장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
시청자들 역시 가요프로그램이나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던 가수를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고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제작진 역시 가수 출연이 프로그램에 호재로 작용한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 젊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가요계 스타의 경우 단발성 출연만으로도 충분히 시청률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나칠땐 정체성 실종 우려도= 하지만 과유불급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가수들의 지나친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자칫 정체성을 상실케 할 것이다.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에 출연중인 우승민이 가요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래를 부른다면 어떨까. 예능프로그램에서 반복해 희화화된 우승민의 노래가 가요 프로그램에서 다시 나올 때 시청자들이 뮤지션 우승민의 진심을 과연 느낄 수 있을까 싶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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