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을 기다렸다” 오늘 金사냥 도전

아테네서 부상·오심에 운 은메달레스트들 절치부심

시민일보

| 2008-08-13 18:57:04

오는 14일, 2004아테네올림픽 당시 금메달을 따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4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온 세 선수의 사연이 베이징을 울게 할 전망이다.

체조의 양태영, 유도의 장성호, 복싱의 김정주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김정주(복싱 웰터급) 부상 투혼 ‘절치부심’

복싱의 김정주(27, 원주시청)는 오후 10시45분 베이징공인체육관에서 미국의 존 잭슨을 상대로 웰터급(69kg급) 16강전을 치른다. 그는 지난 10일 열린 32강전에서 쿨카이 케트 야크(23)를 제치고 16강에 올랐다. 그의 페이스는 지난 2004년 준결승에 올랐을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김정주 역시 아테네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이다. 아테네올림픽 당시 준결승에 올라 전 국민으로부터, 특히 고향 강원도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04년 8월28일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로렌조 아라곤 아르멘테로스(쿠바)에게 10-38로 판정패했고, 아쉽게 동메달에 그쳤다.

4년 전 그의 패배에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김정주는 왼쪽 갈비뼈 부상으로 숨을 내쉬거나 펀치를 맞을 때마다 통증이 밀려드는 가운데 준결승전에 나섰던 것.

아테네올림픽 후 김정주는 강원 지역 모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이 나의 마지막 올림픽이자 국제대회 은퇴 무대”라고 선언했지만 결국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올림픽에 나섰다. 김정주의 4년 묵은 한이 세인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장성호(유도 100kg급) 마지막 도전 ‘배수의 진’

장성호가 금메달을 목표로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남자 유도 100kg급에 출전하는 장성호(30, 수원시청)는 14일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마지막 담금질에 열중이다.

올해까지 올림픽만 3번째 출전하지만 은메달만 1개 땄을 뿐 아직 금메달이 없다.

한국 나이로 31살, 실력있는 후배들은 밑에서 계속 치고 올라오고, 4년 후를 기약하기에는 훌쩍 나이를 먹어버렸다. 이에 장성호 본인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지난 5일 결전의 땅에 입성한 장성호는 “베이징에는 자주 왔기 때문에 별다른 감흥은 없다. 대표팀 모두가 잘 해 낼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장성호는 어느 정도 금메달을 자신하면서도 100kg급 최강자 스즈키 게이지(일본)와 힘이 좋은 유럽 선수들을 경계하고 있다.


장성호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2회전 탈락의 쓴잔을 들이켰다. 하지만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과오를 되새기며 은메달을 거머쥐었고, 다시 4년 후 올림픽 금메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100kg급에는 항상 강자들이 즐비하다. 장성호는 전력 분석할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이에 장성호는 ‘배수의 진’을 치며 독기를 품었다.

장성호는 “컨디션이 좋은 만큼 기대하는 팬들과 국민들의 성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양태영(남자체조 개인)아테네 오심악몽 씻는다

양태영을 비롯한 한국 국민들은 4년 전 그리스 아테네에서 벌어진 ‘악몽’을 잊을 수 없다.

‘눈 뜨고 있어도 코 베어간다’더니 양태영(28, 포스코건설)은 지난 아테네올림픽에서 미국의 폴 햄(26, 미국)과 심판들에 의해 큰 상처를 받았다.

양태영은 지난 12일 체조 남자 단체전에 출전했다. 사상 첫 메달을 목표로 했지만 아쉽게 5위에 머물러 이후 펼쳐질 개인종합과 평행봉을 통해 메달에 재도전한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체조 남자 개인종합 결승에서 양태영은 햄, 김대은(24, 전남도청)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 자체도 대단하지만 사실 양태영의 메달은 금메달이었다. 당시 심판들의 착오로 인해 양태영의 메달 색깔이 달라진 것.

양태영은 개인종합 6개 종목 중 자신의 주종목인 평행봉에서 스타트점수 10점짜리 연기를 펼쳤지만 심판들은 그의 스타트점수를 9.9점으로 인정했다.

이 오심 논란은 한국에게는 물론 올림픽 역사상 씻을 수 없는 큰 오심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양태영은 조용하다. 양태영은 묵묵히 4년을 준비했고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아테네 악몽’을 깔끔히 씻어내겠다는 모습이다.

현재 양태영의 컨디션이 최상은 아니지만 오는 14일 개인종합과 19일 평행봉에 출전해 메달에 도전한다.

아테네올림픽을 누구보다 잘 기억하는 동시에 누구보다 잊고 싶을 양태영의 선전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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