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투수진 ‘승리의 보증수표’
10년만에 10승대 투수 5명 배출 노려… 新투수왕국 탄생
시민일보
| 2008-09-24 16:01:33
SK가 투수왕국으로의 탄생을 꿈꾸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한 SK 와이번스 선수단은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김광현(20)의 다승왕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잘 만 하면 올 시즌 5명의 10승대 투수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광현과 김원형(36)이 23일 현재 각각 15승과 11승으로 두자릿수 승수를 채운 가운데 정우람(23)과 채병용(26)이 9승, 송은범(24)이 8승을 챙기고 있다.
SK는 1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아직 10승을 채우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만 주어진다면 10승대 투수 5명 탄생은 꿈이 아니다.
투수의 1년 농사를 평가하는 척도가 되기도 하는 10승이기에 만약 이뤄진다면 페넌트레이스 1위 못지않은 의미있는 기록이 된다.
우선 24일 LG전에 채병용이 선발투수로 등판한다. 김광현과 김원형을 제외한 투수 중 가장 먼저 10승에 도전하는 셈이다.
상대가 LG라는 점이 기록 달성을 더욱 높게 한다.
채병용은 올 시즌 LG전 2경기에 출장해 11이닝을 던져 5피안타 1실점만 하며 평균자책점 0.82로 강한 면모를 자랑했다.
게다가 지난 달 31일 한화전을 시작으로 최근 5경기에서 2.10의 평균자책점을 보이며 2승을 거두고 있어 나쁘지 않은 페이스다.
이어 정우람은 페넌트레이스 동안 그랬듯이 중간계투로서 자신의 역할을 십분 발휘했다. 팀이 이기고 있으면 승리를 지켰고 뒤지거나 동점 상황에서는 승리로 가는 발판을 마련해 준 선수가 바로 정우람이다.
정우람은 올 시즌 홀드왕 타이틀을 사실상 거머쥔 상황이다.
23일 현재 24홀드를 기록 중으로 2위 이재우(16홀드)에게 압도적으로 앞서 있다.
시소게임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정우람이 등판, 승리를 챙길 경우 정우람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10승투수가 되는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문제는 8승에 머물러(?) 있는 송은범이다.
지난 18일 LG전에 등판했던 송은범은 선발 로테이션상 남은 경기 중 최소 2경기 정도에 선발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부터 줄곧 “한 달에 2승씩만 하겠다”고 밝혔던 송은범이 기어이 10승 투수의 대열에 올라 활짝 웃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만약, 채병용, 정우람, 송은범이 모두 10승을 올려 SK에 10승투수가 5명이 될 경우, SK는 지난 1998년 현대 유니콘스 이후 10년 만에 5명의 10승 투수들을 배출하는 팀이 된다.
역대 한 시즌 최다 10승 투수를 배출한 팀은 해태 타이거즈로 지난 1993년에 10승 투수 6명을 배출했다.
/뉴시스
“선발진 무너졌을 땐 힘들었다”
김성근 감독 “경기지고 폭음해”
우승의 흥분이 살짝 가신 23일 김성근 감독(사진)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페넌트레이스 동안의 자신과 팀에 대해
되돌아봤다.
SK는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을 정상호의 끝내기홈런으로 기분좋게 승리로 이끌었지만 이후 3연패,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김 감독은 “부산 가서 롯데와 3연전 중 첫 경기를 지고 술을 엄청 마셨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후배들이 옆에 있었는데 내 모습을 보고 말도 걸지 못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김 감독이 그토록 심각하게 폭음한 이유는 다름 아닌, ‘선발진의 붕괴’였다. 개막전 레이번을 시작으로 4경기 동안 믿었던 김광현, 쿠비얀, 송은범이 나란히 무너졌다.
당시 김 감독은 “‘진짜 이러면 올해는 안 되겠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고 당시 힘들었던 심정을 설명했다.
다행히 이후 SK는 쾌조의 7연승을 달려 시즌 초반 맞은 첫 번째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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