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에 울고 필연에 웃고
시민일보
| 2008-09-29 18:53:59
성남, 고비때 마다 포항스틸러스에 발목잡혀
K-리그 4강 티켓 놓고 내일 다시 한판 승부
악연인가, 필연인가?
프로축구 성남일화와 포항스틸러스가 또 한번의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하우젠컵2008 조별리그 B조 2위를 차지한 성남은 지난해 K-리그 챔피언자격으로 6강 플레이오프에 자동진출한 포항과 오는 10월 1일 오후 7시 30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만나 플레이오프(4강) 티켓을 다툰다.
성남은 ‘천적’ 포항과의 맞대결이 부담스럽지만 이번만큼은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2006년 이후 포항과 7차례 만난 성남(1무6패)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2007년 8월 25일부터 가장 최근인 27일 K-리그 20라운드까지 성남은 포항에게 5연패하며 김학범 감독의 얼굴을 굳게 만들었다.
가장 뼈저렸던 기억은 지난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파리아스 매직’을 앞세운 포항에 2연패를 당하며 대권을 넘겨줬던 것이다.
지난 20라운드에서는 후반 1분 만에 터진 김정우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32분(노병준), 후반 38분(신형민) 2골을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에서 성남이 승리했다면 전북현대에게 2-5 참패를 당한 수원삼성(승점 41점, 3위)과 FC서울이 전남드래곤즈를 3-0으로 완파하고 득실차에 앞선 2위로 올라선 FC서울(승점 41점)과의 승점차를 더욱 벌릴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이쯤되면 징크스가 아니라 ‘악연’으로 불릴만하다.
그러나 성남으로써는 이번 만큼은 포항을 꺾어야 한다. 최근 시즌 4경기에서 1승3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이다.
1주일 뒤인 10월 8일 열리는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8강에서 다시 포항과 만난다는 점도 성남 선수들의 결의를 더욱 굳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다.
지난 포항전에서 김정우의 골을 도우며 K-리그 복귀 후 2번째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라이언킹’ 이동국(29)이 친정팀 포항에게 비수를 꽂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반면 포항은 성남과의 ‘필연’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다.
8월 30일 전북전 무승부 이후 K-리그에서 3연승을 내달리고 있는 포항은 성남을 다시 제물삼아 상승의 불씨에 기름을 붓는다는 계획이다.
2007시즌 막판 스퍼트로 K-리그 정상까지 올랐던 기억을 고스란히 안고 있기 때문에 또 한번의 영광재현을 노린다는 것이다.
성남에 비해 선수 면면은 화려하지 않지만 조성환(27), 황재원(27), 최효진(25)으로 이어지는 수비라인이 건재하고 박원재(24), 김기동(26), 황지수(27) 등 미드필더 진영도 공격에 힘을 보태고 었어 ‘조직력’으로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
‘성남킬러’로 입지를 굳힌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감독이 과연 어떤 전술로 성남전에 나설 것인지도 지켜볼만 하다.
한편, 부산아이파크는 전남과의 컵대회 6강 플레이오프 승리로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컵대회 조별리그 A조 2위로 6강에 오른 부산은 같은날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2007년 FA컵 챔피언 자격으로 6강에 나선 전남과 일전을 치른다.
올 시즌 황선홍 감독 체제로 탈바꿈하며 새출발을 다짐했던 부산은 K-리그 13위로 처지며 부진의 터널을 달리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전남도 리그 11위에 머무르며 FA컵 챔피언다운 위용을 드러내지 못했다.
양팀 모두 K-리그 6강 진출이 물건너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상황. 결국 이들은 컵대회에서 모든 전력을 쏟아부어 승리를 노릴 것으로 보여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삼성하우젠컵2008 6강 플레이오프 내일 일정
성남-포항 (오후 7시 30분, 성남탄천종합운동장)
부산-전남 (오후 8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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