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무능하기 짝이 없는 국정운영”
李 대통령-與 지도부, 내년 예산안 처리 합의
시민일보
| 2008-11-30 19:09:53
최근 여당 지도부와 대통령이 만나 예산안 처리 합의를 한 사실이 밝혀지자 민주당이 “무능하기 짝이 없는 국정운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지난 28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해 “한나라당은 예산 편성 내용이나 그동안 경제편성을 보면 책임감도 없고 소신도 없고 무능하기 짝이 없는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며 “야당이 심사도 하지 않고 통과시키라는 것은 절대 할 수 없다”고 경고를 보냈다.
정부 시행사업이 내년 상반기에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 예상된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정 대표는 “우리는 무작정 지연하고 싶은 생각 없다. 그러나 그냥 일사천리로 거수기역할 하는 것은 안된다는 입장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그렇기 때문에 지난 정부에 대해 언급하는 등 터무니 없는 정치공세를 그만둬야 한다”며 “금년중 여야가 지혜를 모으고 국민세금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예산을 편성하면 내년 사업 하등의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야당은 고려 않고 군사작전하듯 디데이를 정한 채 몰아가듯이 밀어붙이지 말 것”이라며 “SOC건설 경기 부양 중심의 예산안에 우리가 끌려 갈 수 없다”며 정 대표와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경색을 맞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세균 대표는 “남북 당국이 개성공단이라는 옥동자를 가지고 서로 기싸움하는 형국”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친어머니가 양육권을 포기하며 아이를 구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정부는 북한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넓은 아량으로 개성공단이라는 옥동자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며 “정부여당은 강경발언을 통해 계속 북한을 자극하고 상황 악화시키지 말고 지혜롭게 처신해 달라”고 정부여당에게 촉구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한 국가신용등급 하락을 우려하는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펴 순조로운 관계가 진행됐는데 비핵개방3000 때문에 한반도가 긴장 고조되고 있다”며 “개성공단마저 폐쇄되는 국민적 재앙이 없도록 정부여당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김진표 최고위원은 정부의 ‘물길 살리기’ 사업에 대해 “대운하를 은근슬쩍 재추진 하려는 의심이 든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 위원은 이 사업관련 예산이 14조418억원이 편성된 것을 지적하며 “통상 지금까지 하천 정비사업이 1조원이 넘지 않았다”며 “구체적 사업계획도 없이 하천 살리기 명목으로 7910억이 투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예산안을 철저히 규명해서 수질개선 이외는 모두 삭감할 것”이라며 “정부는 이 예산이 대운하 되살리기가 아니라면 대운하 포기 선언을 다시 확실히 하고 예산 심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록현 기자roki@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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