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처, 강제해산 시도 '격렬한 몸싸움'…민주, 연좌농성
시민일보
| 2009-01-03 17:03:58
국회 사무처가 3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을 점거 중인 민주당 의원들과 당직자, 보좌진들에 대해 강제 해산을 시도했지만 민주당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실패했다.
국회 사무처는 이날 낮 12시48분께 점거 농성 중인 민주당 의원들과 보좌진을 강제 해산시키기 위해 경위와 방호원 100여명을 로텐더홀에 투입했다.
앞서 국회 사무처는 이날 민주당에 대해 국회 본청 로텐더홀과 복도의 불법 부착물과 불법 시설물을 철거하고 낮 12시까지 농성을 해제할 것을 공식 요청했으며, 정해진 시한까지 로텐더홀과 복도 점거를 해제하지 않을 경우 '질서 회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를 거부하고 로텐더홀 점거 농성을 계속하면서 3차 'MB 악법' 규탄 및 직권상정 저지 대회를 강행했다.
국회 사무처는 민주당이 정해진 시간까지 점거 농성을 풀지 않자 물리력 동원 여부를 숙고하다 이날 12시48분께 국회 경위들과 방호원 100여명을 전격 투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민주당 보좌진과 국회 경위간에 격렬한 몸싸움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본청 바깥으로 끌려나온 일부 당직자들과 보좌진은 재진입을 시도했으나 본청 정문 현관 앞을 지키고 있던 의경들에 막혀 진입을 차단당했다.
또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의 안경이 파손됐으며,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팔을 다쳐 긴급 출동한 119 구급대로부터 치료를 받았고, 조영택 의원의 비서관 1명도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민주당 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던 경위 1명도 머리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긴급 치료를 받는 등 이날 국회 본회의장은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국회 경위들과 방호원들은 민주당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강제 해산에 어려움을 겪자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물러나 10여분간 민주당 의원 및 당직자들과 대치했다.
이후 국회 사무처는 1시20분께 강제 해산을 다시 시도했지만 또 다시 민주당 당직자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강제 해산에 성공하지 못한 채 10여분만에 철수했다.
서갑원 원내 수석 부대표는 몸 싸움 과정에서 안민석 의원이 획득한 출입증을 취재 기자들에게 내보이며 ""국회 경위들과 방호원만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숫자가 많다고 싶었는데 안민석 의원이 그 실체를 확인했다""며 ""이 출입증은 국회 경비대 소속의 경장 이모씨의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수석 부대표는 ""국회 경비대는 국회 외곽을 경비하는 전투 경찰""이라며 ""국회 경비대 소속의 경장이 국회에 들어와서 의원을 끌어내는 등 국회의장이 국회를 유린하고 있다""고 김형오 국회의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국회 경위들과 방호원들이 철수하면서 본회의장 앞 물리적 충돌 사태는 일단 멈춘 상태지만, 현재까지 일부 민주당 당직자와 보좌진들이 본청 정문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를 의경들이 저지하는 과정에서 산발적으로 몸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 사무처는 현재 국회의원들이 출입하는 본청 정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구를 차단하고 국회 진입을 원천 봉쇄 중이다.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등 40여명의 야당 의원들을 비롯해 당직자 및 보좌진들이 이번 강제 해산 시도를 규탄하며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이틀 전 민주당은 입법부 수장으로서의 품격과 권위를 지켜달라고 당부하면서 의장 집무실을 자발적으로 돌려줬는데 그 보상이 이것인가""라며 ""지금 이 순간부터 김형오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어 ""과거에 유정회 출신 국회의장도 이런 짓은 하지 않았다""며 ""김형오 의원은 국회의 수장인가,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하수인인가""라며 ""오늘부터 당장 의장 집무실을 다시 접수하겠다""고 경고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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