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무승’ 징크스 오늘 깬다
허정무號 이란, 홈서 30경기 무패 행진… 해외파 활약 기대
시민일보
| 2009-02-10 19:30:35
최종예선 A조 최고의 빅매치로 꼽히는 한국과 이란의 대결이 다가왔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이란과의 4차전을 치른다.
자국을 남아공으로 인도하려는 두 감독은 이번 경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먼저 한국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허정무 감독(54)은 조 1위 수성과 함께 이란 원정 징크스 격파의 특명을 안고 경기에 나선다.
이란과 총 21번 맞대결을 치른 한국은 8승5무8패로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3번의 이란 원정에서는 1무2패로 단 한 차례도 승리의 달콤함을 맛보지 못했다.
허 감독에게 징크스 격파라는 임무가 주어진 셈이다. 다행스럽게도 현재 허정무호의 사기는 높다. 지난해 11월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는 이근호(24·대구)와 박주영(24·AS모나코)의 연속 골로 19년 간 지속돼 온 사우디전 무승 행진의 고리를 끊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파는 지난달 10일부터 제주도에서 합숙훈련을 해왔지만 해외파들은 진행 중인 리그 경기에 열중한 뒤 이란전에 임박해 속속 합류했다.
이미 시즌이 종료된 러시아리그 소속 김동진(27·제니트)과 오범석(25·사마라)은 지난달 말부터 대표팀 동료들과 다시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박주영(24·모나코)이 9일 오전, 박지성(28·맨체스터)이 9일 오후에 차례로 가세했고, 이영표(32·도르트문트)는 10일 오전 가장 늦게 도착했다.
해외파의 합류와 함께 대표팀은 지난 9일 드디어 본경기가 열리는 아자디 경기장 잔디를 밟았다.
이란축구협회의 교묘한 텃세 탓에 대표팀은 6일부터 이란 현지 훈련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경기장에서 연습을 하지 못하는 등 곤란을 겪었다.
이영표는 훈련에 가담하지 못했지만, 박주영과 박지성은 9일 훈련에 참가해 다른 선수들과 함께 감각을 익혔다.
‘중동 킬러’ 박주영은 앞서 필승 결의를 다졌고, 박지성도 늦은 합류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표는 해발 1300m인 아자디 경기장이 경기력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 “최소한 2500m는 돼야 힘들어진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해외파의 활약 여부에 승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맞서는 알리 다에이 이란 감독(40)은 취임 후 한국전 첫 승에 도전한다. 현역 시절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한국을 괴롭혔던 다에이 감독은 2008년 대표팀 사령탑으로 전격 발탁됐다.
한국과 처음 맞대결을 갖는 다에이 감독은 홈에서 또 한 번의 영광 재현을 꿈꾼다. 특히 다에이 감독은 이번 경기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아자디 스타디움은 이란에 ‘약속의 땅’이다. 이란은 2004년 10월 독일과의 평가전(0-2 이란 패) 이후 30경기(25승5무)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10만 명이 가득 들어차는 아자디 스타디움은 이란의 경기력을 극대화시키는 동시에 상대 팀의 기를 죽게 한다.
최근 이란의 미드필더 자바드 네쿠남(29·오사수나)이 “한국은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압도당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 점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두 감독의 현재 상황이 경기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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