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얼굴’ 세계를 사로 잡았다
타고난 신체조건에 호소력 짙은 표정연기 어우러져
시민일보
| 2009-03-29 19:29:34
‘피겨여왕' 김연아(19·고려대)는 피겨선수로서 최적의 신체조건을 갖췄다.
피겨 국가대표 출신 이인숙 국제심판(53)은 “(김)연아는 동양인이지만 팔다리도 길고 얼굴이 작다.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단연 돋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여기에 ‘천의 얼굴'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김연아는 링크 위에서 감정이 풍부한 표정연기를 쏟아낸다.
164cm의 키에 긴 팔다리, 작은 얼굴, 그리고 우아함까지 더한 완벽한 신체조건에 어우러지는 표정연기는 빙상장에 모인 관중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김연아의 경기를 단 한 번이라도 경기장에서 지켜본 사람이라면 그의 호소력 짙은 연기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다.
김연아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태플스센터에서 열린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1.59점을 획득, 전날 쇼트프로그램과 합산해 207.71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종전 세계기록을 또 한번 경신한 김연아의 이날 우승은 이미 예견 됐던 일이었다.
이제 김연아는 ‘피겨 요정'이라는 수식어를 떼어내고 마침내 진정한 ‘피겨 여제'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교과서나 다름없는 점프', ‘완벽한 과제 수행 능력', ‘링크 위를 지배하는 카리스마' 등을 두루 겸비한 그는 이날 붉은색 바탕에 금박장식이 어우러진 드레이스를 입고 빙판을 휘저었다.
관중들은 김연아가 감미로운 표정과 함께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는 4분여 동안 ‘경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아라비아 공주의 ‘공연'을 즐기는 것처럼 몰입했다.
타고난 신체조건과 강한 집중력과 성실성, 그리고 풍부한 표정 연기까지 두루 갖춘 김연아는 이제 막 피겨 선수의 전성기 궤도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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