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 발판 다졌다

차재호

| 2009-09-09 16:58:08

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이 지난 2007년부터 매년 구청 청사에서 ‘공룡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여세를 몰아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노근 구청장이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에 적극 나선 이유는 ‘공룡전’의 3년간의 개최를 통해 향후 100년간 노원지역 경제를 담당할 아이템을 발견했기 때문.

이 구청장은 지난 8월 막을 내린 ‘제3회 서울그랜드 공룡전’에 몰려든 인파로 인해 구청 주변 음식점들이 때 아닌 특수를 누리는 것을 보고 한시적 이벤트가 아닌 국립자연사박물관을 유치하면 연중 국내외 관광객들의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공룡전의 성공적 개최

이노근 구청장이 공룡에 눈을 뜬 것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민선4기 구청장으로 취임한 이 구청장은 낡은 청사를 리모델링하고 로비를 이용, 각종 전시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07년 여름 방학을 맞아 8월6일부터 10월13일까지 공룡전시회를 개최하게 됐다.

처음에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위주의 단체 관람객이 찾더니 소문이 퍼지면서 가족단위 나들이객까지 몰려 구청은 주말이면 발 디딜 곳조차 없었다.

전시회를 찾은 총 관람객은 15만명. 공룡 전시회에 이렇게 많은 어린이들이 올 줄 예상 못했던 이 구청장은 충격을 받았다.

이에 고무된 이 구청장은 다음해 구청 대강당까지 활용해 규모를 더 키워 공룡전을 개최했고 이번에도 어린이들은 구름처럼 몰려왔다.

가깝고 돈 들이지 않고 볼만한 전시물. 3박자가 어린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학원장들을 움직인 것이었다.

아이들을 태운 노란색 버스가 끊임없이 몰려왔고 가까운 서울, 의정부, 포천은 물론 인천, 일산 등 지방에서도 찾아와 흥행은 대성공했다.

지난해 26만명이 관람한데 이어 올해 6월23일부터 8월31일까지 열린 ‘제3회 서울공룡그랜드쇼’에는 31만명이 다녀갔다.

폭발적 인기에 놀란 이 구청장은 공룡에 대한 지식을 넓혀가면서 자연사에까지 관심을 확대해 나갔다.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 추진

지난 3년 동안 공룡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이 구청장은 그 경제적인 효과에 주목을 하기 시작했다.

공룡전처럼 한정된 기간만 운영하는 것이 아닌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립자연사박물관을 유치할 경우 연중 관람객 동원이 가능하고 이는 지역 경제를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고 확신을 가지게 된 것.

외국의 경우를 살펴봐도 자연사박물관이 유치된 지역은 입장료 수입은 물론 관람객의 방문으로 지역 상권이 활성화되고 기념품 판매 등 다양한 수익사업이 가능해져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다.

이에 이 구청장은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를 결심하고 유치 부지를 찾기 시작했다.

지역내 여러 장소를 수소문한 끝에 불암산 자락에 대규모 도시계획부지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 방문을 나갔다.

현장 방문결과 국립자연사박물관을 유치하기에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부지 예정지에는 불법무허가 건물들이 난립해 있었다. 도시계획사업으로 이미 보상이 완료됐으나 보상을 받은 사람들이 이사를 가지 않고 불법으로 무단 점유하고 있었던 것.

이 구청장은 즉시 도시계획사업구간내 불법건물을 철거를 위한 태스크포스팀인 대집행팀을 구성하고 철거하도록 했다.

대집행팀은 구성 후 3개월만에 무단 점유자들을 이주시키고 건물 18동과 지장물 50건을 철거, 중계동 불암산 자락에 27만여㎡에 이르는 국립자연사박물관 부지를 확보했다.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 펼쳐

하드웨어 준비와 함께 이 구청장은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를 위해 2008년도부터 서울공룡그랜드쇼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해 박물관 유치를 위한 내적 토대를 다졌다.

이번 심포지엄은 지난해 한중일 3개국에서 7명의 전문가들이 모인데 이어 두 번째 열리는 것으로 올 8월25일 한국, 영국, 캐나다, 중국 4개국에서 7명의 학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국립자연사 박물관 건립에 따른 입지 타당성’란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효율적인 자연사 박물관 건립과 운영 조건 △국립자연사 박물관 건립을 위한 노원구의 입지조건 △자연사 박물관 건립을 위한 건축 기본계획 등에 대한 주제발표와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심포지엄에 앞서 참가자들은 노원구가 국립 자연사 박물관 후보 부지로 선정한 중계동 산95-2 불암산 자락을 방문, 박물관 대상지로서의 입지 타당성에 대한 현장조사도 실시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중국 척추 고생물학 및 고 인류학 연구소 부서장 진창주 박사는 “노원구가 자연사 박물관을 유치할 만한 대규모 입지를 확보하고 대도시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에 많은 인구 특히 200만명 이상의 학생들을 보유하고 있어 국립자연사박물관 입지로 최적지”라고 주장했다.

또 런던 자연사박물관 데이비드 혼 박사는 “노원구 안에 삼육대, 서울여대, 산업대, 육사 등 7개 대학이 위치해 있어 향후 자연사 연구와 박물관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외에도 지난 6월 ‘국립자연사박물관 노원구 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달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를 위한 연구용역을 경희대 산학협렵단에 의뢰했다.

아울러 불암산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 100만명 서명 운동을 추진, 9월7일 현재 15만명의 서명을 받는 등 자연사박물관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박물관 유치와 관련, 이노근 구청장은 “박물관 부지 8만평은 물론 개인 소장자들로부터 유물 110만점에 대한 활용 동의도 이미 받은 상태”라며 “접근성, 경제성, 연구환경 등 모든 면에서 국제화 교육특구인 노원구가 국립자연사 박물관으로서의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차재호 기자 run@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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