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 재보선 '안갯속으로'

김양수 전 의원, 한나라 공천 결과 불복 무소속 출마 선언

문수호

| 2009-09-16 17:42:59

‘정당한 공천’, ‘지역후보 우선 공천’을 천명한 한나라당이 내부 공천 기준과 달리 박희태 대표를 경남 양산 지역 한나라당 후보로 내정하면서 지역후보 김양수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지역은 본래 한나라당 텃밭이지만 민주당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고를 앞세운 친노 인사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을 전략 공천 할 것으로 알려져 한나라당의 표가 분산될 경우 결과는 더욱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양수 후보자는 16일 평화방송라디오에 출연, “한 마디로 현직도 아닌 전직 사또 행사에 나팔수가 된 기분”이라고 심정을 밝히며, “여론조사에서 제가 1위를 했는데 2위를 한 후보를 공천한 것은 시민의 뜻을 정면으로 외면하는 오만한 공천”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에서 조사기관을 세 군데 선정해 여론조사를 시행한 결과, 여의도연구소와 한국 갤럽에서 승리를 거두는 등 자신이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는 것이 김 후보의 주장이다.

이같은 김 후보의 주장에 대해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같은 날 인터뷰에서 “공천에 기대를 걸고 온갖 노력을 기울인 후보 입장에서는 탈락하면 정말 얼마나 서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분통이 터질지 이해한다”면서도 “당 공천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서약서까지 제출하고 공천을 신청한 만큼 주변 분들과 많은 상의를 하면서 좋은 결과를 찾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표명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여론 조사를 했으면 공개를 해야 하고, 여의도연구소 같은 경우 10년 전 이상부터 관행적으로 후보들에게 나이를 넣는데, 그것도 다 빼고 자기들 임의대로 문항을 만들고, 해석하면서 떳떳하게 공개를 못하냐”며 반박하고 나서 서로간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어 그는 “공천 면접시에 분명히 밝힌 대로 공천 안주면 무소속 출마하겠다. 단, 공정성 있고 투명성 있게 하면 승복하겠다”고 밝힌 뒤, “마치 어느 한 사람을 몰아주기 위한 이런 기분이 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 후보자는 “이번에는 정말 공천이 공정하지 못하면 무소속으로 나가겠다고 누누이 강조를 했기 때문에 양산 시민들이나 공심위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양산은 평균 연령이 겨우 40세 전후가 될 정도로 젊고 역동적으로 변하는 도시다. 이런 도시에는 젊은 후보가 있는 것이 당연하다”며 정당성을 피력했다.

또 김 후보자는 박희태 전 대표가 하반기 국회의장을 위해 재보궐 선거에 출마했다는 견해에 대해 “국회의장이 된다는 보장은 또 누구로부터 언질 받고 약속을 받았는지”라며 “지역 국회의원은 지역구의 일꾼이다. 그 자체가 양산 시민을 모독하는 거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무소속 출마를 감행할 경우 여권표가 분산돼 야권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질 우려에 대해서는 “저는 분명 무소속 출마한다고 했다. 그게 문제가 되면 공심위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대해 장 사무총장은 “박희태 전 대표께서 턱도 없이 김양수 후보에게 떨어지는데 이것을 정치적 판단에 의해 결정하는 상황이면 몰라도, 정확한 근거에 의해 또 여론전문기관의 대표자들의 공통된 의견으로 결정된 부분이다”고 일축하며, “오히려 역풍이 불어 갈수록 표의 응집현상이 박희태 공천자로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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