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 잃어버린 골 되찾았지만…
차재호
| 2009-09-17 19:50:52
우천 중단된 경기 속개로 2골 인정
유명 보컬 콘서트 표 예매해 ‘울상’
"콘서트 표 예약해놨는데..." 잃었던 두 골을 찾았지만 모처럼의 휴식시간을 잃었으니 속이 쓰릴만하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활약 중인 '인민 루니' 정대세(25)가 오는 10월7일 속개하기로 결정된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리그 25라운드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정대세가 10월7일 속개되는 가시마전에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사실 경개 속개는 정대세로서는 기뻐해야 할 일이다. 정대세는 이번 경기 재개 결정으로 잃었던 시즌 8, 9호골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가시마와의 25라운드에 출전한 정대세는 전반 19분과 32분 연속골을 터뜨렸고, 팀은 후반 중반까지 3-1로 앞섰다.
그러나 후반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거세지자, 심판진은 더 이상 선수들의 플레이가 힘들다고 판단, 후반 29분 경기를 중단시켰고 경기 감독관이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가와사키는 경기 취소 결정에 항소했고, J-리그 사무국은 이를 받아들여 오는 10월7일 같은 장소에서 경기를 재개하기로 했다.
가와사키와 가시마는 지난 12일 경기 중지 시점과 똑같은 상황 속에 다시 맞붙어야 한다. 당초 취소됐던 정대세의 득점도 인정돼 정대세는 리그 득점랭킹 18위에서 10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소식을 전해들은 정대세는 득점 인정에 기뻐했지만, 이내 고개를 축 늘어뜨렸다. 10월 7일 유명 보컬리스트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인터넷으로 이미 표를 예약해놨기 때문.
정대세는 "(경기 재개)소식을 결정 후 2시간 뒤 알았다. 기뻤지만 (콘서트 티켓 때문에) 뜨끔했다"며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대세는 "(가시마전을 앞선 상태로 다시 치르지만)질 가능성도 있다. 아직 팀의 승리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가시마와 치를 경기 재개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지난 1993년 J-리그 출범 이후 기상 악화로 경기가 중단 취소된 경우는 J2(2부리그)까지 합해 모두 5차례며, 이 경기들은 전후반 90분을 새로 치르는 재경기 형식으로 열려왔다. 하지만 경기 중지 시점부터 속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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