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약발로 소형아파트 ‘약진’

1기 신도시 66㎡미만 매매가 올들어 4.29% 껑충… 전세난도 한몫

차재호

| 2009-09-21 20:17:00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자금부담이 덜한 소형 주택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1기 신도시 5개 지역에서 소형 아파트 가격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21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 아파트의 매매가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6㎡(20평형)미만 아파트의 매매가는 연초 대비 4.29% 올랐으며 66~99㎡(20평형대)와 99~132㎡(30평형대)도 각각 1.42%, 1.30%씩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132~165㎡(40평형대)와 165㎡(50평형대)이상의 중대형 아파트는 올 초에 비해 각각 -1.46%, -1.17%씩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체적으로 면적이 작을수록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대출 규제에 따른 수요자들의 구매력 감소와 가을 이사철이 맞물리면서 매물이 부족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수도권 일대 부동산 가격 급등을 겨냥한 정부의 DTI 대출 규제방침은 자금부담이 큰 고가아파트 수요를 억누르고 상대적으로 덜한 소형 매수세를 부활시켰다.

아울러 금융위기로 인한 저금리 기조에 투자 수요자들의 자금이 소형으로 쏠린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체로 소형은 매매가 대비 전세비율이 중대형 아파트에 비해 높게 형성돼 있는데다 1기 신도시의 경우 서울보다 가격이 저렴한 탓에 투자성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전세난으로 일부 전세수요자가 소형 아파트 매입에 나선 점도 가격 상승의 한 요인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중동의 초소형 아파트 값이 연초대비 10.26% 상승하며 가장 큰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어 분당 5.66%, 평촌 4.38%, 일산 0.23% 등의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하지만 꾸준한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매물부족으로 거래가 끊긴 산본은 초소형 아파트 값이 올해 초에 비해 2.56% 떨어지는 등 모든 면적대에서 내림세를 나타냈다.

분당 서현동에 위치한 S중개업소는 “경기 침체로 소형 주택 자체의 선호도가 높아진 상태”라며 “전세난에 시달리던 세입자들이 돈을 조금 더 보태서 작은 집을 사겠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1인 가구들이 전세가격 급등을 피해 아예 내 집 마련을 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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