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두산, '벌떼 VS KILL' 불펜 진검승부
7일 인천서 플레이오프 1차전… 양팀 막강 불펜진 앞세워 진검승부
차재호
| 2009-10-05 20:18:13
올 시즌 중간 계투진의 활약으로 재미를 본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가 진검승부를 벌인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3승 1패로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두산과 SK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외나무다리 대결'을 벌이게 됐다.
2007년과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2년 연속 격돌, '라이벌'로 급부상한 SK와 두산의 대결은 또 한번의 진검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올 시즌 상대전적이 9승 9패 1무로 팽팽히 맞서 있어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흥미진진한 것은 SK와 두산의 불펜 대결이다. 올해 선발진 붕괴로 고전했던 두 팀은 중간 계투진의 힘을 빌려 각각 페넌트레이스 2,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김광현, 채병용이 모두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SK의 선발 공백은 '벌떼'들이 막았다. SK의 김성근 감독은 선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보직을 가리지 않고 투수들을 기용했다.
SK가 시즌 막판 19연승을 달린 것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나온 계투진들의 활약이 컸다.
◇SK의 막강 벌떼 마운드
전병두-고효준 좌완 듀오는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고효준은 11승 10패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33을 기록했고, 전병두는 8승 4패 8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11로 마당쇠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승호는 시즌 중반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7승 5패 6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4.42로 비룡의 허리를 튼튼하게 만들었다.
오른 무릎 수술을 받고 뒤늦게 전력에 합류한 윤길현은 컨디션을 100% 끌어올리지 못해 시즌 초반 주춤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시즌 막판 호투를 펼치며 SK의 벌떼 마운드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우완 윤길현이 살아나면서 SK 불펜은 동반 상승 효과를 봤다.
지난해 만큼의 위력은 아니지만 정우람(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38)과 정대현(2승 3패 10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1.20)도 제 몫을 해냈다.
SK의 벌떼에 두산은 'K(고창성)-I(임태훈)-L(이재우)-L(이용찬) 라인'을 중심으로 한 불펜으로 맞선다.
KILL라인으로 불린 불펜 4인방은 올 시즌 8개 구단 불펜진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선보였다.
3년째 두산의 허리를 책임지고 있는 불펜 에이스 임태훈은 올 시즌 구원승으로만 11승(5패)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세이브와 홀드도 각각 4개, 13개씩을 따냈다.
임태훈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 임태훈은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선발의 뒤를 잘 받쳤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1⅓이닝 2실점으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이재우도 올 시즌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두산의 마운드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올 시즌 성적은 5승 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88.
고창성과 이용찬은 데뷔 첫 해에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보여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우뚝 섰다.
고창성은 올 시즌 16개의 홀드를 수확해 홀드 부문 2위에 올랐다. 64경기에 나서 5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95로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고창성은 4차전에서 ⅓이닝 동안 3피안타로 3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두산의 뒷문을 담당한 이용찬은 26세이브를 따내 롯데 존 애킨스와 함께 구원부문 공동선두에 올랐다. 특히 시즌 초반 9경기 연속 세이브를 따내는 등, 무서운 신예로 떠올랐다.
이용찬은 후반기 다소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이었으나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각각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잘 막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SK와 두산의 3년 연속 맞대결에서 승리의 열쇠는 불펜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레이오프에 선착해있던 SK도, 3일 동안의 휴식을 가지는 두산도 불펜의 컨디션을 조절하기에는 충분하다.
벌떼와 KILL라인의 진검승부.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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