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 지금 와서 딴소리
의원 사퇴서 냈을 땐 비회기중, 신속히 수리하라
고하승
| 2009-10-14 17:36:25
천정배의원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 무효화땐 당당히 국회 들어갈 것"
지난 7월 미디어법 강행처리 사태와 관련,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 최문순 의원과 함께 사퇴서를 제출한 천정배 의원은 “이명박 정권의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에 항의해서 국회의원직을 최종적으로 사퇴했다”며 14일 신속한 사퇴수리를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촉구했다.
천 의원은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후 “제 사퇴 문제를 국회의장이나 다수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결정하게 돼 있는 제도에 대해서 모멸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로서는 원내 활동을 할 이유가 없다. 저는 국회 밖에서 국민과 함께 더 열심히 일하는 쪽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천 의원은 김형오 의장이 “사퇴서 처리하고 국정감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별개 문제”라며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국감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을 지적한 데 대해 “제가 사퇴서를 냈을 때 비회기 중이었으니까 국회의장이 신속하게 수리를 했어야 마땅하다”며 “국회의장이 지금 와서 무슨 딴 소리를 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정 그렇게 정치적으로 (사퇴)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저도 선관위에 (사퇴서를)낸다든가 하는 등의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난 7월24일 사퇴서 내면서 “즐겁게 당당하게 국회로 들어와야 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가 무효화 되면 그야말로 당당하게 국회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 외 다른 어떤 이유로도 다시 국회에 들어갈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천 의원은 용산참사 문제와 관련, 수사기록 공개문제로 최근까지 계속해서 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바 있다.
그런데도 검찰은 해당 기록이 경찰의 직무집행이 적합했는지에 대한 부분으로 이미 무혐의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에 공개가 불가능하다면서 철거민측에서 꼭 봐야 한다면 법원에 재정신청을 내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천 의원은 “인정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우선 지난번에 새로 만든 형사소송법에서 공개를 하도록 명하고 있다. 또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바로 그 당해 재판부, 이 사건을 재판하고 있는 법관들이 이미 6개월 전인 지난 4월달에 공개하라고 검찰에 명령을 했다”며 “법원의 명령이 있었으면 따르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천 의원은 “법을 떠나서도 모든 일은 진실에 바탕을 두고 풀어나가야 되지 않겠느냐”며 “수사기록은 사적으로 국민이 만든 게 아니다. 국민세금으로 봉급 받고 일하는 검찰과 경찰이 작성한 기록이다. 그러니까 그 수사기록이 위조되거나 이럴 염려도 없는 것들이다. 그 중에 피고인측 변호인들이나 우리들에게 유리한 자료가 있기 때문에 내달라 하는 거다. 그런데 검찰은 자기들 입맛대로 피고인측에 불리한 자료만 증거로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을 과연 정의로운 것이라고 할 수 있느냐?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용산 피고인들을 단죄할 수 있는 법적이나 도덕적 근거를 가지게 되겠느냐”고 호되게 질책했다.
또 천 의원은 김준규 검찰총장이 “천 의원이 요구한 기록을 검토한 결과 피고인들의 재판과는 무관해서 공개가 어렵다”고 밝힌 것에 대해 “자기들만 검토한 것 아니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는 “미공개 된 3000 쪽 안에 이명박 정권의 야만적인 살인진압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들이 숨겨져 있다, 이렇게 주장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법원의 명령이 있었으니까 그 명령에 따라서 수사기록을 피고인측에 넘겨주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10.28 재보선과 관련, 여야간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안산 상록 을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전날 무소속 임종인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해서 후보단일화하는 방안을 민주당에 제안한 것에 대해 “이미 민주당과 김영환 후보도 여론조사에 따른 단일화를 하겠다고 하고 있다. 또 알려진 것 이외에 그동안 물밑에서 양측에 상당한 협상도 있어왔다”며 “김영환, 임종인 후보는 물론이고 민주당도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참으로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단일화의 성공여부는 여론조사 방법을 받아들이느냐에 있는 게 아니고, 문제는 여론조사 문안이다. 여론조사 문안이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따라서 양측이 이해관계가 상당히 엇갈린다. 결국 그 문제를 합의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따라서 그는 “양측이 즉시 협상대표를 선임해서 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그리고 그 협상을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해가야 된다. 그래야만 어느 쪽이든지 불합리한 억지 주장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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