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정부 대변기관으로 전락 우려

문수호

| 2009-10-19 10:44:20

이명박 정부의 일등공신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 무대가 된 권익위원회가 4대강과 10.28재보선의 홍보 게시판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이성남 의원은 19일 오전 권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익위가 4대강 사업에 대한 민원 증가를 우려해 이번 달 하천분야 보상민원 사례집을 발행했다”면서 “민원의 상당비중을 차지하는 경찰, 국방, 보건복지 분야는 민원이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 방안이나 사례집은 2008년 권익위로 통합되기 전의 고충위 사례집 2건이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올해 6월1일부터 8월말까지 3개월 동안 권익위에 접수된 민원은 총 1만8094건으로 이 중 4대강 사업에 대한 민원은 단 29건으로 전체 민원 중 0.1% 수준에 불과했다.

결국 권익위가 발행한 하천분야 보상민원 사례집은, 권익위가 우선순위 없이 4대강 행정기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지난 3월 권익위가 내놓은 하천분야 민원의 선제적 대처방안에 보면, 첫 머리에 ‘4대강 살리기, 경인운하 사업으로 사회, 경제적 약자의 고충민원 급증이 예상되며’라고 설명하고 있다”며 “이는 4대강 사업 자체가 민원을 유발한다는 의미로, 권익위의 민원처리 대응에 앞서 우선 사업 추진의 정당성에 대한 문제를 짚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의원은 이밖에도 권익위의 홈페이지가 한나라당 재보선 홍보에 이용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권익위 홈페이지에는 이재오 위원장의 공식홈페이지(JOY)가 배너 형태로 눈에 띄게 배치돼 있고, 이 위원장의 홈피는 한나라당 홈페이지와 링크돼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지금 한나라당 홈페이지는 재보선 선거를 앞두고 자당 후보들을 홍보하고, 한나라당 정체성과 정치활동을 알리고 있다”며 “한마디로 권익위와는 상관없는 정치인 이재오와 한나라당을 권익위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하고 있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 역시 이날 국감에서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이재오 권익위원장 취임 이후, 잇단 정치적 행보로 인해 한나라당 전당대회 홍보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며 “특히 정치인 출신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계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향으로 흐를 가능성 있기 때문에 더욱 언행을 조심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같은 야당 의원들의 지적 이후, 이재오 위원장의 홈페이지에는 한나라당 링크가 내려진 상태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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