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묘연 왕기춘, 경기도 ""기다린다"

전국체전 출전 예정일 하루 남겨

차재호

| 2009-10-22 11:43:48

왕기춘(21. 용인대)이 제 90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 출전을 하루 앞둔 22일까지 행방이 묘연해 관계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허균 경기도유도회 전무는 지난 21일 오후 전화통화에서 "아직까지 (왕기춘의 복귀여부에 대한) 별다른 성과가 없다"고 밝혔다.

왕기춘은 오는 23일 오전 10시 목원대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지는 전국체전 유도 남자 대학부 73kg급에 출전, 이변이 없는 한 우승을 거둘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왕기춘은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한 여성과 실랑이 끝에 뺨을 때린 사건으로 경찰에 입건, 조사를 받았다.

이후 왕기춘은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행방을 감췄고, 인터넷 팬 카페를 통해 최근 사건에 대한 사죄와 동시에 "앞으로 매트에 서는 제 모습을 못 볼듯 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포기라는 것을 해 봅니다"라며 은퇴를 암시하는 글까지 올렸다.

이에 경기도유도회는 왕기춘과 연락이 닿은 것으로 알려진 왕기춘의 부친과 누나, 정훈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 소속팀 등 지인들을 통해 왕기춘의 행방찾기 및 복귀와 출전을 설득했지만, 결국 뜻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다.

왕기춘은 가족과도 각각 1차례씩 통화를 했으나, 복귀에는 부정적인 뜻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왕기춘이 22일 오후까지 선수단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전국체전 출전은 사실상 무산된다.

경기도 측은 대회 규정상 왕기춘의 대체선수를 쓸 수 없는 입장이어서 유력한 금메달 하나를 잃는 손실을 입게 된다.

허 전무는 "경기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복귀하더라도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며 "22일 오전까지 기다려볼 생각이지만 사실상 (출전이) 힘들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왕)기춘이의 금메달이 아쉽다기보다 후배가 힘든 상황에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듬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침통한 심경을 밝힌 허 전무는 "아직 어린 선수다. 질책도 필요하지만 아픔을 보듬어줄 수 있는 넓은 마음도 필요하다"고 성원을 당부했다.

지난 2008베이징올림픽 8강전 도중 왼쪽 갈비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 값진 은메달을 따내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바 있다.

또한 지난 8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펼쳐진 유도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대회 2연패를 달성했으며, 국제대회 44연승을 달리는 등 한국 남자유도의 간판스타로 활약해왔다.

한편, 왕기춘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날 현재까지도 격려와 복귀를 염원하는 팬과 지인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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