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숙-이찬열, 오차범위 내 초접전
송진섭 vs 김영환-임종인 ‘짝짓기’가 관건
고하승
| 2009-10-22 12:39:38
경대수-정범구, 정후보 앞서나 투표율 변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오는 10.28 재보궐선거의 승리를 위해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 등 수도권 지역과 충북 증평, 진천, 괴산, 음성 지역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사실상 한나라당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강원 강릉이나 경남 양산과는 달리, 이 지역들은 여야가 팽팽한 대결구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 장안=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와 민주당 이찬열 후보가 오차범위내에서 초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수원 장안 지역은 이번 10.28 재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22일 이들 후보는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도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한나라당 박 후보는 “집권여당의 힘 있는 후보”인 점을 자신의 강점으로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번 공약을 하나하나 다듬으면서 실현할 수 있는 것만 내놓았다”며 선거 이후 공약(空約)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내세운 지하철 4호선 연장 문제에 “이것은 서남부 전체지역의 교통대책이기 때문에 이것을 해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지하철 4호선 연장사업은 과천, 의왕에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또 심재철 예결위원장 등 같이 연결되는 의원들과 손잡고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이건 여당 후보가 아니면 도저히 할 수 없는 공약”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찬열 야당 후보가 오히려 4대강 사업을 야당이 저지해야, 예산이 마련돼 지하철 4호선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4대강 사업의 타당성은 UN에서도 그린사업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지금 1년에 5조 원 넘는 돈이 홍수 피해 막는데 들어가고, 5년이면 25조원이 그냥 날아가고 있다. 물 부족한 우리나라에 담수량 늘리겠다는 사업을 왜 다른 모든 사업하고 연결하는지 제가 이해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이찬열 후보는 자신의 강점을 “장안구 토박이로 의리와 신의만큼은 목숨처럼 지키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손학규 전 대표의 후광을 입은 게 아니냐'는 여당 공세에 대해 “당연히 후광을 입었다. 그건 부인 안 한다. 그리고 지금 손학규가 이찬열이고, 이찬열이 곧 손학규라고 모든 분들이 얘기하지 않느냐”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또 자신이 내세운 지하철 4호선 연장 공약에 대해 “4대강 사업 예산만 조절을 하면, 4호선 연장은 반드시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박찬숙 후보는)지금까지 지난 1년 6개월 동안 장안구에서 활동을 하셨는데, 뭐 진척된 게 아무 것도 없지 않느냐?”며 “지금부터는 야당 국회의원이 등장해서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박찬숙 후보가 ' 왜 이찬열 후보는 모든 것을 4대강 사업과 연결시키느냐, 4대강 사업은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이명박 정부 탄생이 경제만이라도 살려달라는 국민들의 여망 아니었느냐? 그런데 국민들, 즉 서민들은 지금 어떤 상황이냐? 나랏빚은 1000조가 넘는다고 하고, 가계부채는 700조가 넘는다는 이런 상황에서 굳이 4대강 사업을 추진해야 하느냐? 이런 예산을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사용해야 된다”고 반박했다.
◇ 안산 상록을= 특히 이 지역이 관심을 끄는 것은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성사되느냐 여부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판세는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와 민주당 김영환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 임종인 후보가 무서운 기세로 이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상태에서 김영환-임종인 후보는 야권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가 깨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당초 김영환-임종인 후보 측은 후보 단일화 결정 방식을 놓고 21일 오전 4시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여왔으며, 양측이 각각 요구한 '후보 지지도' 조사와 '후보 적합도' 조사를 절충한 방식에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측은 선거 사흘 전인 25일까지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 후보를 결정해 발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같은 날 오후 유은혜 부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오늘 새벽 안산 후보단일화에 대한 실무적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임종인 후보측이 이 실무 합의를 무효화시켰다”면서 사실상 단일화 합의 무효선언을 하고 말았다.
◇ 충북 4군= 충북 증평, 진천, 괴산, 음성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경대수 후보와 민주당 정범구 후보도 같은 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란히 출연 신경전을 벌였다.
경대수 후보는 현재 선거 판세에 대해 “한나라당에서 공천이 상당히 늦어졌다. 그래서 그전까지는 내부에서 경쟁을 하는 관계였기 때문에 상황이 매우 어려웠는데 공천이 확정된 후에 지금까지 상승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그래서 지금은 박빙상태를 넘어서 저희들이 앞서고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소속 김경회 후보가 막판 강세를 보인다는 보도에 대해 “무소속 바람이라기보다는 호응도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일축했다.
특히 그는 야당에서 이번 재보선을 이명박 정권 중간평가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충북 중부 4개군 지역에 대한 발전을 누가 시킬 수가 있느냐가 쟁점이 되어야지, 정권심판 같은 분위기로 가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특히 경 후보는 세종시 수정추진 문제로 충청 지역의 여론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보도에 대해 “세종시 문제가 충청도 전체 문제인 것은 틀림없는데 지금 우리 중부 4군 지역에 그 지역이 포함된 것도 아니고 우리 중부 4군 저희 지역구에서 지금 현안이 되고 있는 것은 우리지역 숙원사업, 그런 것들”이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정범구 민주당 후보의 생각은 달랐다.
우선 현재 판세에 대해 정 후보는 “요즘 각 언론사들이 여론조사를 하는데, 제가 2위에 비해서 10% 정도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면서도 “근데 이게 보궐 선거라서 투표율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아직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선거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현장에 나가보면 소위 대세론이라는 게 상당히 퍼지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무소속 김경회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자신의 출신 지역 주민들로부터는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지지도가 낮다”고 평가절하 했다.
그는 '지역민심은 힘 있는 여당후보론과 여권 독주 견제론 중에 어느 쪽에 더 관심을 두는 분위기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전국 평균이 33%였는데 우리 증평, 진천, 괴산, 음성 지역의 국정지지도는 18.4%에 불과했다. 이게 우리 지역의 싸늘한 민심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그는 이번 보궐선거의 성격에 대해 “충청지역 같은 경우는 세종시 백지화 논의로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이 강하다. 현 정부 2년에 대한 우리 민심의 심판 성격이 강하다”고 규정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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