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SK 꺾고 12년만에 '야구 명가 재건'
KS 7차전 나지완 끝내기 홈런 힘입어 6-5 역전승
차재호
| 2009-10-25 10:52:45
KIA 타이거즈가 SK 와이번스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KIA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 SK와의 경기에서 나지완의 홈런포 2방에 힘입어 6-5로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은 4승3패.
결승 홈런을 포함해 2방의 홈런을 작렬한 나지완은 이 날의 주인공이었다. 나지완은 6회말 3-5로 추격하는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9회말에는 역대 한국시리즈 3번째 끝내기 홈런포를 날렸다.
나지완은 이날 4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안타 2개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하는 놀라운 집중력을 과시했다. 나지완은 대회 MVP를 수상해 두 배의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1997년 해태 타이거즈 시절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KIA는 나지완의 활약을 앞세워 무려 12년 만에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12년 만에 그렇게도 고대하던 'V 10'을 달성한 것.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 SK는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힘이 소진된 불펜 투수들이 나지완의 홈런포를 막지 못해 무릎을 꿇어야 했다.
프로야구 최고의 명승부였다.
경기 초반은 SK가 주도했다.
SK는 4회초 선두타자 정근우의 중전 안타로 찬스를 잡았고, 타석에는 박정권이 들어섰다. 박정권은 KIA 선발 구톰슨의 시속 144km짜리 직구를 밀어쳐 좌측 방향의 높은 타구를 만들었다.
평범한 플라이볼 같았던 공은 하늘 높이 솟아 올라 좌측 폴대 안쪽으로 떨어져 홈런이 됐다. 박정권과 SK 선수단은 플라이나 파울볼이 될 것 같은 타구가 홈런이 되자 승리를 예감한 듯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KIA도 반격에 나섰다.
KIA는 5회말 최희섭의 중전안타와 김상현의 진루타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다. 이후 안치홍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하지만 2사 만루 찬스에서 이용규가 삼진을 당해 추가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다.
위기 상황을 넘긴 SK는 6회 2점을 뽑아냈다. 선두 타자 나주환과 정상호의 연속 안타로 포문을 연 후 최정의 희생번트와 김강민의 1타점 희생플라이, 박재상의 적시타에 힘입어 다시 점수 차를 5-1로 벌렸다.
하지만 정규리그 1위팀 KIA도 포기하지 않았다. 나지완은 무사 1루 상황에서 SK의 두 번째 투수 이승호를 상대로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승호의 직구를 노려 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며 다시 추격의 아치를 그려냈다.
이번에는 안치홍의 홈런포가 터졌다. 안치홍은 7회 SK의 세 번째 투수 카도쿠라 켄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날려 '비룡군단'을 압박했다.
계속된 공격에서 최경환의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3루타와 이현곤의 볼넷으로 무사 1,3루를 만들었지만, 이용규의 유격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최경환이 협살에 걸려 아웃됐다. 이에 분발한 김원섭은 5-5 동점을 만드는 1타점 2루타를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1사 만루 상황에서 최희섭과 김상현이 범타로 물러나 추가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KIA는 위기 상황이 오자 1,5차전 승리투수 아킬리노 로페즈를 투입했고, 9회에는 유동훈을 투입해 SK 강타선을 봉쇄했다.
승부는 9회말에 갈렸다. 드라마 같은 홈런포가 잠실벌에 그려지면서 '혈투'의 막이 내려졌다.
KIA는 9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지완이 상대 투수 채병용의 6구째 공을 노려 쳐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잠실벌은 KIA 팬들의 환호로 가득찼고, 팀을 승리로 이끈 나지완은 경기가 끝난 뒤 기쁨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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