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표심 '안갯속'… 수도권 대혼전

고하승

| 2009-10-25 15:15:11

수원 장안 與 박찬숙-野 이찬열후보간 네거티브 공방 갈수록 치열

안산 상록을 야권 후보단일화 무산으로 한나라 송진섭후보에 힘실려


10.28 재보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25일, 수도권 2곳 막판 표심이 흔들리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지역경제 살리기’를 표방한 한나라당 정몽준 체제와 ‘중간 심판론’을 들고 나온 민주당 정세균 체제의 앞날을 가늠하는 선거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가운데 승부의 키를 쥐고 있는 수도권 지역이 피 말리는 접전지로 분류되고 있다.

실제 이날 현재 막판 선거 판세는 한나라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강원 강릉과 민주당이 앞선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지역을 제외하고는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경기 수원 장안은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지원을 등에 업은 민주당 이찬열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박빙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당초 박찬숙 후보가 무난히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특히 이찬열 후보 선대위 김주한 대변인이 전날 성명에서 “지난 21일 오후 한나라당 중앙위원이 경찰서 보안협력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당원 등에게 향응을 제공한 관치선거를 규탄한다”며 “명백한 선거법 위반에 대해 경찰이 조속하게 수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시간을 끌 경우 편파·부당수사로 규정해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적극 공세를 펼치고 있는 마당이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미경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10월 재선거에서 ‘초격전지’로 예상되는 수원 장안에 대해 “아마 20~30표 차이로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의 투표를 당부했다.

그는 또 “장안은 손학규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으로 어렵다고 생각하고 지지자들이 패배감에 젖어 출발했지만 놀라운 속도로 치고 올라가고 있다”며 “이곳은 ‘초박빙’ 지역으로 마지막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은근히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앞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전날 오후 3시께 수원 정자시장 박찬숙 후보 지원유세에서 민주당 이찬열 후보를 고발한 것과 관련해 “4대강 사업 때문에 급식비를 삭감해 어린 아이들이 굶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허무맹랑한 얘기이고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이찬열 후보가 동네마다 4대강 예산을 깎아 무슨 사업을 하겠다고 현수막에 써 붙이고 있는데 이 말은 월세 보증금만 빠지면 집도 사고 차도 사겠다는 것과 똑같은 소리”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아직도 이런 거짓말로 표를 얻으려고 하는 후보가 있다는 것은 이 사람들이 그만큼 국민을 우습게 본다는 증거”라며 “초선 의원을 하려는 사람이 거짓말부터 배우려 하는 것은 잘못됐다. 수원장안 유권자들이 한심한 친구들 혼을 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막판 야권 후보단일화를 기대했던 안산 상록은 당초 민주당의 우세가 예상됐으나, 김영환 후보와 임종인 후보간 후보 단일화 협상 불발로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에게 힘이 실려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10월 재보선 안산 상록을 야권 후보단일화가 끝내 무산된 것과 관련, 무소속 임종인 후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야3당에서는 25일 “국민여망에 대한 배신”이라며 민주당측을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임 후보측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과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서 기자회견을 통해 “단일화 무산은 임 후보를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없는 민주당 김영환 후보 측의 억지 때문”이라며 이 지역에 총력을 집중할 방침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야권 표 분열이 불가피하고, 결국 한나라당 후보가 유리해 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민주당 이미경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단일화 책임론은 선거가 끝난 뒤에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고 지금은 될 수 있는 후보를 지원하는 게 순리”라며 “우리가 단일화를 위해 애써온 것은 앞으로의 민주진영 연대라는 대의명분을 여기서부터 살려나가려는 의지 때문이었지 선거에 완전히 이기겠다는 목적 때문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 정치평론가는 “선거 막판, 수도권 지역유권자들의 표심이 흔들려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은 한치 앞도 예상 할 수 없는 ‘안갯속’이 된 것 같다”며 “당초 유리했던 후보들이 불리하게 되고, 열세에 놓였던 후보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