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국정원장은 적임자 아니다”

송영인 회장, 잦은 인사 등 무능 질타

고하승

| 2009-10-27 13:03:46

최근, 국정감사를 앞두고 모 일간지에 퇴직 국정원 간부들 공동 명의로 '일탈한 국가 정보원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대대적인 광고를 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직 국정원 간부 송영인씨는 27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첫째는 간첩 잡던 애국행위를 역적 행위로 매도하였기 때문에 581명을 자르게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 특별 지시로 5개월에 걸쳐서 3000 여 명의 유능한 감찰 수사요원들이 동원되어서 철저하게 진상 조사를 했다. 그런데 이 진상 조사 사실을 감추고 있다. 그래서 이번 국정조사에서 이 사실을 철저하게 국민들한테 밝혀달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지난 80년대에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공무원들을 무참하게 해직시켰다. 그런데 9년이 지난 89년 3월 29일 국회에서 80년대 해직 공무원의 보상 등에 관한 특별 조치법을 입법 해가지고 보상을 해줬다. 그러니까 우리 희생자들도 정책적인 차원에서 명예 회복과 보상을 추진해달라는 것이 저희들의 근본적인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씨는 “광고 내용도 그 내용인데 그거를 가지고 무슨 우리 같은 사람이 자꾸 떠드니까 국정원장이 한다는 소리가 현직 직원은 퇴직 직원과 절대 만나지 말라고 했다”며 “이거 말 같지 않은 짓이다. 어느 사람한테 물어봐도 이건 형제간의 의를 끊어놓고 가족을 파탄시키는 패륜적 행위다. 어떻게 전직 직원을 만나지 말라는 특별 지시를 내리느냐”고 비난했다.

국정원에서 강제해직당하기 전 까지 30여년을 국정원에서 근무했다는 송씨는 전직 국정원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당시 강제 해직당한 다른 국정원 직원들과 함께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등 약 10년 동안 강제 해직의 부당성을 알리는 다양한 노력을 펼쳐 왔다.

그러다가 보수정부인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는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송씨는 “오히려 과거 10년 좌파 정권에서보다도 더 홀대를 받는 건 고사하고 오히려 귀찮은 존재로 생각하면서 피멍든 가슴에 박힌 대못을 뽑아줄 생각은 하지 않고, 차라리 없어져야 할 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운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국정원)현직 실세인 총무 관리실장이라는 분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국민대회라든지 신문 광고를 내지 못하도록 공갈 협박을 공공연하게 하는가 하면 (국정원의)어떤 자는 본인의 핸드폰에 ‘모가지에 칼로 배때지를 쑤셔가지고 믹서기로 갈아 마실 것’이라는 너무나도 무지막지한 공갈 협박을 해서 음성 녹음을 해놨다”고

폭로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즉시 고발을 했는데도 한 달이 넘도록 못 잡는다. 핸드폰에 전화 연결이 되어 음성 녹음을 한 걸 못 잡는다는 건 경찰이 무능력한 건지 권력의 눈치를 보는 건지 참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원세훈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이 국정원장으로 취임한 것에 대해 “대통령 심복이라는 점에서는 강한 리더십을 발휘 할 거 같아서 기대가 컸지만 역시 조장 행정기관(일반행정기관)에서의 업무 능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주 안타깝다”며 “국가정보 기관의 기능이라든지 특성을 이해 못하는 정보의 비전문가라는 것이 이번에 아주 확연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국정원장의 적임자가 아닌 거 같다”고 강조했다.

또 송씨는 “정보기관에서 인사가 조장 행정기관에서와 같은 기준으로 간다면 아주 잘못된 거다. 첫 인사가 잘못되다 보니까 이를 시정하기 위해서 또 다시(인사하고), 불과 7개월밖에 안됐다”며 “국가 조직을 아이들의 규칙 없는 장난 놀이 행위에도 못 미치는 수준 이하의 아주 저질적인 인사를 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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