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의 '뒷문' 걱정

"김시진 ""외국인 마무리 뽑고 싶어""… 조용준등 부활 관건"

차재호

| 2009-11-17 11:30:02

"마음 같아서는 외국인 선수를 쓸만한 마무리로 뽑고 싶은데…"

프로야구 히어로즈의 김시진 감독(51)이 외국인 선수 이야기가 나오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서귀포 강창학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김시진 감독은 17일 "외국인 선수를 아직 어떻게 뽑을지 결정하지 못했다. 덕 클락, 클리프 브룸바와의 재계약 여부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올해 히어로즈는 8개 구단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를 2명 모두 타자로만 꾸렸다. 지난해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클락과 브룸바가 그들이었다.

클락과 브룸바 모두 그다지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김시진 감독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실 히어로즈에 부족한 것은 투수진이기 때문이다.

히어로즈는 지난해 믿었던 장원삼, 마일영, 김수경 등 선발진이 무너져 고전했다. 믿을만한 마무리 투수도 부재했고, 든든한 허리도 없었다. 히어로즈의 팀 평균자책점은 5.40에 달했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마무리감으로 뽑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라고 말한 뒤 "그러나 데이터도 충분하지 않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현장 입장만 생각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김 감독의 고민을 풀어줄 열쇠는 손승락과 조용준, 문성현이다. 김 감독은 마무리 후보로 이들 셋을 꼽았다.


이들 중 한 명이 뒷문지기로 역할을 다해준다면 김 감독의 고민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쓸만한 용병 마무리를 뽑는다면 중간계투진이 더욱 단단해지겠지만 그러기 힘든 상황에서 이들의 활약은 꼭 필요하다.

지난 2005년 수술을 받고 어깨 수술을 받고 긴 재활을 거쳐 8월 중순께 복귀한 '조라이더' 조용준은 내년 시즌 부활이 기대된다.

조용준은 현재 평균 구속이 143~144km를 찍는다. 9월 말에 비하면 5km 정도 올라온 셈. 몸 상태도 나쁘지 않다. 김 감독은 "슬라이더 각은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직구 구속은 많이 올라왔다"며 은근히 기대를 거는 모습을 보였다.

조용준이 부활하지 못한다면 손승락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 경찰청에서 제대하는 손승락은 올해 2군에서 8승 4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2006년 입대 전 성적은 6승 5패 평균자책점 4.17이다.

내년 시즌 신인인 문성현은 구위보다는 배짱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안타를 맞아도 쉽게 위축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성현의 장점이다.

외국인 선수 영입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 김시진 감독의 고민을 해결해 줄 히어로즈의 뒷문지기는 누가 될 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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