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추첨 이 팀들만은 피하라!

스페인-네덜란드-코트디부아르, 최악의 조편성 시나리오

차재호

| 2009-11-30 11:38:55

남아공-파라과이-슬로베이나 만나야 최상


마침내 한국축구의 운명을 좌우할 순간이 다가왔다.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 32개국에 대한 조 추첨식이 12월 5일 오전 2시(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케이프타운 컨벤션 센터에서 펼쳐진다.

피나는 노력 끝에 본선 무대를 밟은 각 팀들은 1차 지상과제인 본선 조별리그 통과에 큰 영향을 미칠 조 추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02한일월드컵 4강 이후 또 다른 기적을 노리는 한국의 허정무호는 최상의 조 편성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 추첨 방식, 독일월드컵과 유사할 전망

32개국의 조 추첨은 먼저 국제축구연맹(FIFA)의 시드 배정 및 조 추첨 방식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

AP통신은 최근 "FIFA는 오는 2일 시드 배정과 조 추첨 방식을 확정짓고, 오는 5일 추첨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축구 전문가들은 2006독일월드컵에 비춰 이번 남아공월드컵 조 추첨식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IFA는 독일월드컵 조 추첨 당시 최근 2개 대회 월드컵 성적, 3년간의 FIFA랭킹 포인트를 바탕으로 1그룹(시드 배정국)을 정한 뒤, 나머지 3개 그룹에서는 유럽을 제외한 대륙은 각 조 당 1개국 만 들어갈 수 있는 대륙별 안배 원칙을 적용한 '2-3-1 시스템'을 사용했다.

독일월드컵 당시 방식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개최국 남아공을 비롯해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잉글랜드,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이 남아공월드컵에서 시드 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드 배정을 받지 못한 남미와 아프리카 팀이 배정될 것으로 예측되는 2그룹에는 칠레, 파라과이, 우루과이, 코트디부아르, 가나, 카메룬, 나이지리아, 알제리가 포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3그룹에는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위스, 덴마크, 세르비아, 그리스,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 유럽 국가들로 채워질 것으로 보이며, 4그룹에는 한국을 비롯해 북한, 호주, 일본, 멕시코, 미국, 온두라스, 뉴질랜드 등이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추첨 순서는 시드 배정국(1그룹) 8개국을 A~H조에 배정한 뒤 3→2→4그룹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남아공-파라과이-슬로베니아' 최상

현재 예상된 시드 배정을 놓고 보면 한국은 이번 조 추첨에서도 유럽 두 팀과의 맞대결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국은 1954스위스월드컵때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이후 지금까지 치러온 7개 대회에서 모두 유럽 두 팀과 맞붙었다.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개최국 남아공이 속한 조에 편성되는 것이다. 남아공은 시드 배정국 중 가장 전력이 처지는 팀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개최국 이점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다른 강호들에 비해 수월한 상대임에는 틀림없다.

최근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는 프랑스도 상대 해볼만 하다. 개개인의 역량에서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하지만, 지난 독일월드컵에서 무승부(1-1)를 기록한 바 있는 레이몽 도메네크 감독의 프랑스가 브라질, 스페인, 잉글랜드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2그룹에서는 파라과이와 알제리가 한국이 상대하기에는 다소 수월한 팀으로 눈에 띈다.

남미 예선 2위를 차지한 상승세의 칠레는 허정무 감독에게 대표팀 사령탑 부임 첫 평가전(2008년 1월 30일 서울)에서 패배(0-1)를 안겨준 팀이기도 하다.

3그룹에서는 프랑스를 제치고 조 1위로 본선에 직행한 슬로바키아와 거스 히딩크 감독의 러시아를 제치고 본선에 오른 슬로베니아 모두 만만하지는 않지만 한국과 같은 조가 된다면 해볼 만하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최상 조 편성은 남아공-파라과이-슬로베니아와 한 조가 되는 것이다.

▲한국 '스페인-네덜란드-코트디부아르' 최악의 대진

장밋빛 청사진 뒤에 가려진 최악의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가혹해 보인다.

한국은 남아공을 제외한 7개국과 3그룹의 네덜란드 또는 포르투갈과 한 조에 속하게 되면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1그룹에서는 스페인이 가장 피하고 싶은 상대다. 2008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8) 우승의 여세를 몰아 10전 전승으로 유럽 예선을 통과한 스페인과의 맞대결은 상상만으로도 머리가 아플 정도다.

'삼바군단' 브라질이나 '전차군단' 독일, '아주리군단' 이탈리아, '종가' 잉글랜드 등 모두 버거운 상대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중 최고의 난적은 단연 스페인이라는 평가다.

1998프랑스월드컵에서 한국에 0-5 참패를 안긴 네덜란드는 유럽예선 참가국 중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되는 팀이다.

2그룹에서는 디디에 드록바, 살로몬 칼루, 야야 투레 등이 버티고 있는 코트디부아르와 마이클 에시앙, 아사모아 기안의 가나가 피하고 싶은 팀으로 꼽힌다.

◇한국 역대 월드컵 본선 조 추첨 결과 및 성적

▲1954스위스월드컵=헝가리, 터키, 서독 (2패. 서독전 자동 취소)

▲1986멕시코월드컵=아르헨티나, 불가리아, 이탈리아 (1무2패)

▲1990이탈리아월드컵=스페인, 벨기에, 우루과이 (3패)

▲1994미국월드컵=독일, 스페인, 볼리비아 (2무1패)

▲1998프랑스월드컵=네덜란드, 벨기에, 멕시코 (1무2패)

▲2002한일월드컵=포르투갈, 폴란드, 미국 (2승1무)

▲2006독일월드컵=프랑스, 스위스, 토고 (1승1무1패)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