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도 춤추게 하는 응원의 한마디

정용우(인천 계양소방서 작전119안전센터)

문찬식 기자

| 2009-12-03 11:55:35

술냄새를 풍기며 막무가내로 집이나 병원으로 태워달라고 하는 사람,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구급차를 부르는 사람을 현장활동 중에 흔히 만날 수 있다.

촌각을 다투며 도착한 현장에 이른바 이런 얌체족만 있다면 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하지만 이런 사람들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어 오늘도 신명나게 그리고 더욱더 힘을 내어본다.

얼마 전 구급출동에서 있었던 일이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한 임산부가 배를 움켜쥐고 식은 땀을 흘리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아침 이른 시간, 환자가 다니던 근처병원에 전화를 해 봤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마음이 다급해진 나는 다소 거리가 있는 큰 병원으로 가야되는지 고민했지만 여러번의 통화 끝에 병원관계자와 연락이 돼 신속하게 이송했고 무사히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다음날, 뜻밖에도 구급차 핸드폰에 한통의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119대원님의 노고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경황이 없어 인사도 못 드렸네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라고.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는 119이기에 당연히 그러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고, 마땅히 받아야 할 도움의 성의가 미치지 못한다고 비난과 함께 불평을 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하지만 어느날 뜻밖에 찾아낸 네잎클로버의 행운과도 같은 기분 좋은 말 한마디를 전해주는 이들이 있어 보람과 긍지를 느끼곤 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은 한마디의 말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게 전해지는가를 말해준다.

도움이 필요로 할 때 찾게 되는 119, 그들을 응원해주는 시민들이 있는 한 언제, 어디든지 웃으며 달려갈 것이다.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를 힘나게 할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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