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거, 해외파와 대등한 실력 갖춰야"

"허정무 감독 ""체력 부족한 선수 지명도 무시하고 제외"""

차재호

| 2009-12-10 11:14:12

"국내 선수들이 해외파 선수들을 능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본선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의 허정무 감독(54)이 프로축구 K-리그 소속 선수들에게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만큼의 능력을 주문했다.

허 감독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1월 남아공과 스페인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대표팀 예비명단 35명을 발표했다.

이번 전지훈련에는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영(24. AS모나코) 등이 시즌 중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합류가 불가능하다.

더욱이 일본 J-리그에 속해 있는 김남일(32. 고베), 이근호(24. 이와타) 등도 아직까지 합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허정무 감독은 이번 기회를 통해 최대한 국내파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한다는 복안이다.

J리거 5명을 포함해 35명의 명단을 발표한 허 감독은 "각 선수들이 속해 있는 구단과 관계자들께 감사의 말을 드린다. 앞으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국내 선수들이 적어도 해외파 선수들을 능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월드컵 본선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지난 시즌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거나 앞으로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들로 선발했다"고 35명을 선발한 배경을 설명했다.


신형민(23. 포항)과 이승렬(20. 서울) 등 어린 선수들이 발탁된 것에 대해 허 감독은 "프로에서 많은 활약을 했고, 큰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이 거의 합류하지 못하고 K-리거들이 주축이 될 이번 전지훈련에 대해 "국내파 선수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다. 이후에는 이같은 기회가 없을 것 같다"고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35명이 선발된 이번 예비 국가대표팀은 기존의 대표팀 소집과 달리 오는 26일과 27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체력테스트를 치른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허 감독은 "예비명단을 발표한 것은 선수들이 사명감을 갖고 미리 몸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지난 제주 전지훈련에서도 이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체력이 부족한 선수는 지명도를 무시하더라도 제외하겠다"고 상당한 의지를 전했다.

더불어 허 감독은 "외국 선수들과 부딛혀도 위축되지 않고 열과 성을 다해 몸을 내던질 수 있는 투쟁력이 중요하다. 또, 고지대에 대한 특수성도 또 하나의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허 감독은 뛰어난 성적으로 예선을 통과하며 승승장구해 온 대표팀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는데 월드컵에 대한 도전정신이나 열망이 자리잡아가고 있다"며 "든든하다. 선수들이 잘 해 낼 것 같다"고 상당한 만족감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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