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홍준표, 세종시 시각차 뚜렷

홍사덕 “행정비효율이란 추상적 단어로 선동 말라”

고하승

| 2009-12-10 11:57:22

홍준표 “총리는 대통령 뜻 따라 수정에 중심 둬야”
당권도전, 홍사덕 ‘노’...홍준표 ‘예스’

[시민일보] 세종시 문제와 관련, 한나라당내 친박 홍사덕 의원과 친이 홍준표 의원의 시각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홍사덕 의원은 행정비효율을 이유로 수정안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반면, 홍준표 의원은 정운찬 국무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의 뜻을 그대로 따르는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을 지적하는 등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지난 9일 한나라당 중진의원들이 다 모인 연석회의자리에서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는 언행을 조심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던 홍사덕 의원은 10일에도 “추상적인 단어로 선동하지 말라”고 거듭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한테 약속을 해놓고 그걸 깰 적에는 ‘깨자’ 그러는 사람들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터인데, 한 달도 넘게 도대체 무슨 이유를 대나 들어봤다. 그랬더니 알파에서부터 오메가가 행정비효율이다. 그리고 토론회나 이런 데 나와서 말씀하는 거를 유심히 들어보니까 ‘과천에서 총리가 있는 세종로나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까지 가는 데도 45분이 걸리는데 연기군에 갖다놓으면 완전히 길바닥에서 시간을 다 보낼 게 아니냐, 서로 의논할 일이 많은데, 국회 오는 데도 마찬가지다’ 그런 얘기를 했다”며 “매우 그럴 듯하게 생각되지만, 수치를 좀 내놔야 될 텐데 그러고 끝까지 기다려봤다. 그랬더니 전국에 생중계되는 그런 어떤 회의에서 ‘2시간 10분이 걸립니다’라는 말이 마침 나왔다”며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홍 의원은 “호남고속전철, 오송분기점까지 철도청에서 내놓은 자료대로 하면 46분이 걸린다. 그리고 세종시에서 관청들이 자리 잡을 터가 미호천 북간에 있는 땅인데, 오송역까지 한 3킬로, 길게 잡으면 5킬로, 그것 밖에 안 된다”며 “5분 내에 갈 수 있는 거리다. 그리고 용산역에서 청와대까지 또는 국회까지 가는 시간을 15분 잡으면 산술적으로는 결국 20분정도 더 걸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홍 의원은 “(기차를)타고 내리는데 5분씩을 더 보태줘 봤자 30분이 더 걸리는 건데, 30분이라는 더 걸리는 비효율 때문에 국민들한테 약속을 했던 거를 깨도 되느냐”며 “(수정론자들의)유일한 이유가 비효율인데 그게 입론이 잘못됐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또 “길바닥에서 시간을 다 보낼 텐데 이래서야 되겠느냐, 비효율이라고 그러는 데, 이제 검토했듯이 지금 기술수준으로 하더라도 30분 차이밖에 안되는데 그걸 가지고 거의 선동을 해 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제일 중요한 게 역시 박근혜 대표가 말씀한대로 신뢰다. 그 신뢰를 깰 만큼 중대한 사유가 있는 듯이 비효율 얘기를 했는데, 구체적으로 계량화해가지고 수치화해서 보니까, 20분내지 30분의 차이이고, 기술발달에 따라 계산을 한다면 사실상 거의 차이가 없는 거다. 지금 사당동에서 이수교차로까지 버스전용차선공사를 하고 있는데 그거 공사 끝나고 나면 과천에서 청와대 가는 게 지금은 45분이라고 하지만 최소 50분 걸릴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이 ‘원안고수’라는 입장에서 전혀 변화가 없는 상황이냐는 질문에 “제가 아는 박근혜 대표는 한번 말씀을 해놓고 그걸 주위 형편에 따라 바꾸고 그러는 분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런 걸 보지 못했다”며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같은 날 친이 홍준표 의원은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운찬 총리의 세종시 행보를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11월 27일 날 대통령께서 국민과의 대화에서 이미 수정론을 제시하셨고 국민들께 사과까지 했다. 그러면 총리는 수정론을 중심으로 설명을 했어하는데 (관훈토론회에서 정부 부처가) 다 갈 수도 있고 안 갈 수도 있다는 그런 말을 총리가 했다”며 “총리로서도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또 “수정안으로 가지 않을 것 같으면 말을 꺼내지 말았어야 한다. 2002년부터 2009년까지 7년 동안 저는 수도분할이 수도이전보다 더 나쁘다고 했다”며 “국가백년대계 문제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결심했으면 그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사덕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나설 뜻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힌 반면, 홍준표 의원은 대표 경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홍사덕 의원은 ‘당권도전에 나서느냐’는 질문에 “별로 관심 없는 분야”라고 일축했다.

다만 ‘6선 의원으로 후반기 국회의장에 욕심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면서도 “팔자에 있으면 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당대표에 도전하실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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