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원희룡, ‘블로그 대격돌’ 눈길
원희룡 “정말 버티기 힘들 것 같다”
고하승
| 2009-12-14 15:17:47
오세훈 “재선 포기하고픈 심정이다”
[시민일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선의지를 밝힌 오세훈 서울시장과 경선 참여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원희룡 의원이 개인 블로그에서 다시 격돌해 눈길을 끌고 있다.
원희룡 의원은 오 시장이 최근 “재선을 포기하고픈 심정”이라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것에 대해 “시작도 안했는데 몇 마디 비판에 재선 포기 운운하는 걸 보면서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면 야당의 비판에 ‘저분이 정말 버티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는 내용의 글을 역시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원 의원은 특히 “광화문광장은 실패한 광장의 대표사례”라며 “도로에 둘러싸인 광장은 어떤 행사를 해도 불안해 보인다. 안전사고 위험이 상존한다. 광장은 개방감을 통해 시민들에게 편안함을 줘야하는데 광화문광장은 답답함과 불안감을 준다. 그래서 세계 최대의 중앙분리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서울시가 주최한 스노우보드대회에 대해서도“ 오세훈 시장의 전시행정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었다”며 “서울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걸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왜 개최장소가 광화문광장이어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광장의 주인은 시민”이라며 “그러나 지금의 광화문광장은 서울시가 철저히 통제한다. 서울시가 주인 노릇을 한다. 그러다보니 광화문광장은 서울시 홍보만을 위한 가설무대가 되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특히 원 의원은 “오 시장은 역대 어느 시장보다 많은 홍보예산을 사용했다. 1104억원으로 이명박 시장시절 보다 3배가 넘는 돈을 썼다”며 “홍보비 많이 쓰면 관광객이 많이 오리라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기업에서도 마케팅 광고를 많이 하지만 지속적 성장을 위한 최고의 마케팅은 품질관리다. 홍보비 많이 쓰고, 요란한 행사 많이 연다고 관광객이 몰려오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지금 서울의 최대 문제는 시장이 디자인과 마케팅에 ‘미쳐있다’는 것”이라면서 “서울시장이 디자인과 마케팅에 빠져 민생을 소홀히 하면 서울시민의 삶은 날로 어려워진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원 의원은 “서울의 실업률은 4.8%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출산율은 1.06명으로 두 번째로 낮다.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 41년을 저축해야 서울에서 집장만이 가능하다. 소규모 점포는 종업원 인건비도 못 낼 정도로 어렵다. 재래시장에 손님 발길이 끊긴지도 오래다”고 서울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지적한 후 “오 시장이 디자인에 몰입해 있기에 서울시 공무원들의 관심도 모두 그곳에 쏠려 있다. 서울시 디자인위원회는 올 한해만 76회 회의가 열렸지만 민원조정위원회나 분쟁조정위원회는 3년간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장은 약자의 삶을 보듬는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오 시장은 그동안 갈등의 현장을 회피해 왔다. 이명박 시장 시절 지정된 뉴타운은 거의 진척이 없다. 반면 본인이 발표한 개발지역은 무리하게 속도를 내고 있다. 그 결과가 용산참사로 이어졌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원 의원은 “서울시정은 바뀌어야 한다”면서 “오 시장은 임기가 짧다고 더 해야겠다고 하는데 저 분이 시장을 한 번 더 하면 우리 서울시는 시민의 삶과 거꾸로 가는 거대한 이벤트 공연장이 될 것 같아 참으로 걱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세훈 시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이 모든 비판과 오해들이 제가 재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라는 죄책감마저 든다”며 “그래서 지금은 재선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의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오 시장은 또 “모든 오해와 정치적 비난이 선거가 다가오기에 생기는 문제”라며 “서울시의 도시 브랜드마케팅은 저의 재선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저와 서울시의 진심을, 보다 나은 서울을 꿈꾸는 시민들이 함께 공감해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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