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연일 뭇매...재선 길 ‘첩첩산중’

원희룡 “광화문 광장은 실패한 광장의 대표적 사례”

고하승

| 2009-12-15 13:05:14

노회찬 “옥인동 용강동 동절기 강제철거 은폐 시도”

[시민일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운영 방식이 연일 도마 위에 올라 경쟁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재선의지를 밝힌 오세훈 시장의 앞길이 결코 순탄치 않아 보인다.

실제 최근 잇따라 오 시장의 시정운영방식을 비판해온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16일에도 거침없이 비판을 가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출마를 공식 표방한 원 의원은 이날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광화문 광장은 실패한 광장의 대표 사례”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주말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던 빅에어 월드컵경기에 대해 “행사 자체는 괜찮다.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도 환영을 받는 행사이고, 서울 시민들이 워낙 갈 데도 없고 볼거리도 없지 않느냐”면서도 “그러나 화단, 플라워카펫이라고 해가지고 4억 들여서 심었다가 뽑고, 또 이번에도 가설무대를 설치했다가 철거하고, 이러는 과정에서 교통문제는 둘째 치고 과연 이게 광장이 맞느냐, 놀이동산이 아니냐, 이런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 비용만 7억원이 들어갔는데 이게 자기 돈이라면 그렇게 쓸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또 그는 오 시장의 홍보마케팅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원 의원은 “우선 이명박 시장 때에 비해서 홍보 예산을 4배 이상을 썼다. 그런데 그게 대부분 서울시 정책들을 지하철에 붙여놓는다든지 아니면 해외에 서울이라는 이름을 버스에 붙인다든지 이런데 많이 쓰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서울이 세계 시민들이 왔을 때 편하고 서울 시민들의 삶의 행복지수가 높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서울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지 겉치레, 포장을 한다고 해서 올라가느냐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특히 그는 오 시장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그동안의 홍보와 마케팅에 구체적인 성과가 있어서 서울의 도시 브랜드 순위가 상당히 올라갔고, 관광객 수도 상당히 늘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듣기에 따라서는 낯 뜨거운 면이 있다”고 일축했다.

또 전시행정 논란과 관련, 오세훈 시장이 블로그에서 ‘임기 4년의 시장, 특히 재선의지를 밝힌 시장은 임기 2년이나 3년까지만 일하고 손을 놓으라는 것이냐’ 반박한 것에 대해 “누가 일을 하지 말라고 했느냐”며 “서울 시민들의 삶에 직결된 일을 먼저 챙기라는 것”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이어 그는 “바로 용산참사만 해도 내년 1월 20일이면 1주년이다. 유족은 아직 장례식도 못 치르고 있다. 그리고 서울에서 뉴타운지역만 해도 30개가 넘게 발표가 되었는데 오세훈 시장은 그것을 묶어놓고 전혀 진척을 시키지 않고 있다”면서 “서울에 디자인을 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오세훈 시장 취임 당시에는 디자인이니 아니면 지금 얘기하는 크루즈니 도시 지하 50m에다가 자동차 도로를 만들겠다느니 이런 계획들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지금 임기가 끝나가는 무렵에 대형 사업들을 우후죽순 식으로 발표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야 말로 재선을 의식하기 때문에 급조된 계획들을 졸속으로 발표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그는 당과 오시장의 관계에 대해서도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원 의원은 “예를 들어서 용산참사에 대해 서울시장이 앞장서서 해결을 해라, 대통령 눈치 보지 말고, 이런 당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듣지 않았다. 특히 당정간의 협의가 원활하게 진행이 되어야 하는데 당정협의도 임기 끝날 무렵에 선거가 다가오니까 최근에야 본격적으로 진행이 되지만 이건 형평성에 문제가 된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역시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최근 공개적으로 표명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오 시장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노 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광화문 스노우보드 대회는 광장 전시행정을 위한 오세훈 시장의 장난감으로 전락"고 지적했다.

먼저 그는 용산참사와 관련, “현 국무총리, 전 국무총리 등 정부관계자가 세 차례 정도 유감표명을 했는데 정작 책임을 져야할 서울시장으로서 오세훈 시장은 단 한차례도 조문하러 찾아가지도 않았다”며 “어째든 인명이 사망한 대형참사인데 인간적 차원에서의 어떤 유명표명조차 없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서울시가 동절기에는 강제철거하지 않겠다고 하더니 옥인동 지역에서 강제철거가 이뤄지고 있는데 대해 “그동안 서울시 변명은 ‘민간사업자가 하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막는가’였다. 그런데 이번에 종로구 옥인동과 마포구 용강동은 사업시행주체가 서울시다. 서울시가 직접 주체로 되어 있는데서 동절기 강제철거가 일어났다. 그래서 마포구 용강동에선 지지난 주에 주민 한 분이 이 일로 인해 자살까지 했다”며 “그런데 거기에 대해 서울시 당국자가 언론에 나와 거짓말하면서 강제철거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노 대표는 최근 광화문 광장에서 있었던 스노보드 대회에 대해 “스포츠 행사는 좋은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광화문 광장자체가 너무 협소한 공간이고 전세계에서 가장 좁은 광장이란 비아냥대는 표현도 있는데 광장인지 공원인지 아니면 전시시설물인지 용도를 알 수 없게 만들어 놓고 거기에 녹색성장 지향한다고 하면서 엄청난 돈을 들여 철마다 프라워카페트라고 해서 화단을 갈고 있다. 이번에 수억들여서 그것을 다 뽑고 얼음으로 해서 아이스링크를 만들어 놨다. 이것은 뭐 거의 서울시민을 위한 광장이라기보다는 전시행정을 위한 오세훈 시장의 장난감으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노대표는 원희룡 의원이 오세훈 시장과 공방을 벌이는 것에 대해 “원희룡 의원의 지적은 저희가 지적했던 것과 거의 같다”고 일단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그는 “원희룡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될 때 선거 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오세훈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분인데 그 노력을 지금 어떻게 평가하는지 국민들에게 솔직히 얘기해야 한다. 사람 잘못보고 선대위원장 맡았다거나 이런 본인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금 이게 서울시장이 하는 일이지만 서울시 의회가 예산이니 뭐니 다 뒷받침한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 시의원의 96%가 한나라당 소속이다. 그러니까 오세훈 시장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한나라당 정권이 이일을 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렇다면 당내 문제제기해서 서울시 의원들이 오세훈 시장의 저러한 전시행정에 돈을 쓰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그런 것은 방치해두고 개인적으로 나서서 오세훈 시장을 비판하는 것, 이것 역시 전시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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