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겉으론 회담 제의, 속으론 계수조정소위 구성

민주당, “한나라당은 먼저 영수회담을 책임 있게 추진하는 게 기본 도리”

문수호

| 2009-12-17 15:39:22

[시민일보] 한나라당이 대통령 포함 여야 대표 3자회담을 제안한 것과는 달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민주당이 의원총회 후 예결특위 단상을 점거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17일 의원총회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정식으로 민주당 정세균 대표께 대통령과 함께 여야 대표회담을 하자고 제안했으면, 한나라당은 당 대표의 그런 의견에 따라 영수회담을 책임 있게 추진하는 게 기본 도리”라며 “영수회담 날짜를 잡고 그 결과에 맞춰 국회 소위를 구성하는 것이 순리다. 당 대표가 어제 영수회담을 제안해놓고 의원들은 나와 여기서 몸싸움을 한다면 그것은 정상적인 정당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구상과 방침, 공개적으로 원칙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 무조건적으로 소위를 구성한다면 결과는 날치기”라며 “정상적으로 심의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해 놓고 예산 삭감이든 뭐든 협의를 거쳐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고 구성 후 날치기를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계수조정소위는 예산을 최종 점검하는 관문으로 한나라당 7명, 민주당 4명, 비교섭단체에서 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일단 소위가 구성되면 다수인 한나라당이 주도권을 쥐게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 원내대표는 “무조건적으로 소위를 구성하는 것은 국회에서 피 흘리고 연말에 국민들에게 혐오감과 불신, 절망감을 심어주는 꼴”이라며 “연말에 우리 국민들이 편하게 금년 연말을 정리하고 내년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이 문제에 대해 꼭 타결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모 방송에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가능성에 대해 “연말까지 대화로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이 상태가 이어지면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해 지난 7월 미디어법 처리 때와 같은 파행이 재현될 가능성도 우려된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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