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대중 망각능력 신뢰, 용산참사문제 빨리 해결하라"

사제단 김인국신부 촉구

문수호

| 2009-12-21 17:22:36

[시민일보] 용산참사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한국 천주교회 주교회 정의평화위원회에서 연내 용산참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21일 오전 평화방송라디오에 출연, 용산참사 문제와 관련해 “국가 권력이 본분을 잃고 이토록 오만방자해졌는데 우리는 일상에 파묻혀 까먹고 있다”며 “아마 정부와 대통령은 대중들의 망각 능력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김 신부는 “더 큰 문제는 입만 열면 친서민 하면서 용산 문제를 외면하는 대통령의 위선, 그리고 뻔뻔스러움에 우리들이 너무 익숙해져버렸다는 것”이라며 “문제는 우리 자신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서울시는 옥인동과 용강동의 재개발 강제철거 과정에서 세입자들과 마찰을 일으켜 지난해 용산참사에 대한 파장과 우려를 낳고 있다.

철거 세입자들은 임대 주택 입주권과 주거 이전비를 모두 받을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서울시가 용강동 세입자들의 경우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도록 강제한 것.

이와 관련 김 신부는 “서울시가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기도 하고, 동절기에는 강제 철거 하지 않겠다고 하는 자신들의 방침을 어긴 것이기도 하다”며 “국민들이 도시 빈민이나 운이 없는 사람에게 어쩌다 벌어진 일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언제 삶이 송두리째 철거될 지 순서만 정해지지 않았을 뿐 국민 모두가 그 예비 대상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근 삼성 이건희 회장의 사면 관련 이야기에 대해 “용산참사로 재판 받은 분들이 징역 6년 형등의 선고를 받고 감옥에 갇혀 있다”고 분개하며 “힘 센 자는 알아서 잽싸게 풀어주고, 약한 자는 꽁꽁 묶어두려는 현실이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람의 어리석음, 교만, 욕심을 비우라”면서 “이는 개인적으로도 불쌍하고 국가적으로는 더욱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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