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새해 예산안 처리와 관련,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여야가 한걸음씩 후퇴해 표결처리하는 길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원로정치인 이만섭 전 의장은 2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여당은 정치력도 부족하고 사명감도 부족한 것 같고, 또 야당은 4대강 투쟁에 매달려 다른 예산은 제대로 손도 못 대고 그대로 넘기는 우를 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의장은 “다른 예산도 아주 심도 있게 심사를 해서 국민의 세액부담을 경감해줘야 할텐데 이건 완전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표결처리를 한 후에 결과는 국민들의 심판에 맡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산안은 어느 국회에서든지 여야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일은 거의 없고, 여당안, 야당안 놓고 표결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되지도 않는 타협한다고 시간만 자꾸 끌고 이틀 동안 해결해야 되는데 어떻게 할 작정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표결하는 분위기를 국회의장이나 여당이 만들어줘야 되고, 야당에 명분을 조금 더 줘서 표결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며 “빈대 잡기 위해 나라를 불지를 수 없다. 정당보다 나라가 더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여당이 4대강 뿐 아니라 다른 부분도 줄일 수 있는 곳은 줄여주는 등 야당에 성의표시를 하는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의장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준예산 편성 준비’를 지시한 것에 대해 “비공개로 했어야 한다”며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공개적으로 ‘준예산 준비하라’하고 이야기를 해놓으면 야당이 볼 때는 공갈치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아직 정치 문제는 미숙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내적으로 조용히 준비하면 되지 미리 하니까 일부에서 야당을 협박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하는 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전 의장은 김형오 국회의장이 최근 ‘자신을 포함한 여야 지도부 동반사퇴’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남하고 동반사퇴 이야기할 것도 없이 이번에 예산이 연내통과가 안 되면 국민에게 책임을 지고 당 간부들이 전부 다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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