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시장 '최초 재선탈환' 먹힐까?

與 서울시장 경선 출마자들 '吳시장 독주 타파' 위한 후보단일화說 솔솔

변종철

| 2010-01-03 16:57:06

MB 국정지지도 폭락으로 민주당·진보신당등 야권 인사들 출마 부채질

[시민일보] 2010년 신년을 맞아 5개월여 앞으로 성큼 다가온 6.2 지방선거 각축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연임의지를 밝힌 바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재선 탈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시장의 연임에 성공한다면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최초의 ‘재선 시장’ 기록을 남기게 된다.

일단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오 시장은 한나라당내 다른 경선 경쟁자들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민주당 한명숙 전 국무총리나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등 야권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여타 인사들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우선 당내 경선에서부터 그가 넘어야 할 고지는 너무나 많다. 설사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야권의 후보단일화 등 변수가 많아 재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도 그를 깊은 딜레마에 빠뜨리는 요인이다. 국정지지도가 상승국면일 경우, 당내 경선이 어려워지는 반면 본선에서 유리하게 되고 하락 국면일 경우 당내 경선은 수월해지는 반면 본선경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한나라 경선= 오는 2~3월 중폭 또는 소폭의 개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한 언론사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6월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인사수요가 있을 것 같다"며 "이미 2년 가까이 재임한 장관과 청와대 직원들도 많아 올해 상반기 중에는 개각과 청와대 개편이 단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인사는 6·2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할 의향이 있는 장·차관과 청와대 직원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채우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교체대상으로 거론되는 사람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각각 서울 시장과 충남지사 출마설이 돌고 있는 당사자들이다.

유 장관이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될 경우, 오 시장도 당내 경선과정에서 ‘이심(李心)’을 놓고 유 장관과 경쟁을 벌어야 한다. 이심을 무기로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인사는 '서울시장 연임은 전례가 없다'며 바닥을 다지고 있는 정두언 의원도 있다.

이와 함께 일찌감치 시장출마 의사를 표면화 하고 나선 원희룡 의원도 당내 경선 주자 중 한사람이다. 원조 소장파로 3선의 관록을 가진 원희룡 의원은 최근 '오세훈식 전시행정 타파'를 전면에 내걸고 박근혜 전 대표와 단독회동을 가진 일이 있다. 오 의원의 이같은 행보는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친박 지원을 기대한 의중이 담겨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몰고 온 바 있다.

실제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전 대표의 향후 선택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어 서울시장 후보 당내경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란 전망에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특히 당내 서울시장 경선 출마자들 사이에서는 '오 시장 독주 타파'를 명분으로 '예비경선을 통한 후보단일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정두언 원희룡 의원 등 경선 출마자들 가운데 한 사람을 오세훈 시장 대항마로 내세우자는 전략이 그것이다.

현실화 될 경우, '오 시장이 당에 대한 기여 없이 과실만 따 먹는다'는 불만 기류가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주요한 경선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 이미 민주당에서는 서울에서 5차례 구청장을 지낸 김성순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는가 하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송영길·추미애·박영선 의원, 김한길· 이계안·신계륜 전 의원 등의 이름도 끊임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선에 나섰던 이계안 전 의원은 최근 출마선언에 이어 서울을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출산율을 2.1명으로 만들자며 '2.1연구소'를 열고 본격적인 경선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하지만 민주당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한 전 총리의 출마여부다.

당초 민주당이 가장 큰 기대를 걸었던 카드인데다가 검찰 수사로 탄압받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까지 가세해 재판과정에서 무혐의로 판정이 날 경우 승산이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참여당에서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서울시장 출마 뜻을 밝힌 마당이다.

하지만 국민참여당은 당초 “영호남에서는 독자후보를 내지만 수도권 지역 등에서는 민주당 등과 후보단일화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여서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후보가 각각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진보신당에선 이미 출마를 선언한 노회찬 대표가 오 시장과 차별화를 꾀하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민주노동당에선 이수호 최고위원과 이상규 서울시당위원장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이들 진보신당과 민노당이 과연 민주당이 주도하는 형식의 후보단일화에 동의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회의적이다.

이미 지난 10월 재보궐선거 당시 안산에서 민주당과 이들과의 후보단일화가 쉽지 않음을 보여 준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시장이 오차범위내에서 각축을 벌일 경우, 대승적 차원에서 이들 진보 성향의 정당이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에 극적 합의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MB 중간심판론= '이명박 정권 심판'을 내건 야권 후보들의 도전이 거센 이유는 자신감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정확히 중간 지점에 실시되는 6.2 지방선거다. 따라서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 폭락으로 야권 후보들이 유리할 것이란 판단이 야권 인사들로 하여금 서울시장 출마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보다 야권단일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오세훈 시장에게 ‘이명박 후계자’, 혹은 ‘리틀 MB’라는 낙인이 찍힌 것도 야권 후보들에게 자신감을 부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민주당 소속 한 인사는 와의 통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오세훈 시장에게 결코 유리할 것 없다”며 “지지율 30%대 대통령을 둔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