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권이 늘 해왔던 일”

“역대 정권이 늘 해왔던 일”

고하승

| 2010-01-05 14:24:47

“역대 정권이 늘 해왔던 일”
한화갑 전 대표, 이 대통령 신년연설 평가절하

적극적인 정치활동 재개 의사를 밝힌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5일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에 대해 “과거 정권과 달라 진 것이 없고 표현만 달라졌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역대 정권이 늘 해왔던 일”이라며 이같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또 이 대통령이 ‘남과 북 사이에 상시적인 대화를 위한 기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올해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가능성이 있다”며 “남북문제 해결에 보탬이 된다면 안하는 것 보다는 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세종시 문제와 관련, “정부가 지금까지 이 문제를 추진하고 있는 과정을 보면 두 가지 면에서 오류가 있다”며 “첫 번째는 국민의 여론을 수렴해서 무엇이 최적인지 판단해야 하는데 정부에서 선정하고 발표해서 반발이 더 있는 것 같다. 두 번째는 무엇보다 충청남도의 여론이다. 그런데 수정안이 나오자마자 충청도 쪽에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어떻게 충청도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느냐 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신년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세종시 수정론에 대한 찬성 여론이 충청권을 제외하면 높다. 따라서 세종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여론이 흘러가고 있다고 보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여론상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전국적인 합의보다는 충청도민과의 합의가 중요한 것이다. 여론 정치라기보다는 당사자 들 간의 합의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일축했다.

그는 4대강 예산안 문제에 대해 “4대강 문제는 정부에서 국가의 운명을 걸고 추진하는 인상을 준다. 24조에 달하는 예산을 가지고 이 문제를 추진하는데 2012년 까지다. 그렇다면 4년 사이에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단군 이래 국책사업 중에 이처럼 단기간에 서두른 사업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4대강 사업과 관련 핵심쟁점이 되고 있는 보의 준설 문제에 대해 “수질개선이 대운하와 연결된 것이 아니라 4대강 개발 내용이 대운하와 연결된다는 것 아니냐”며 “준설을 하고 수질을 개선하는데 왜 보가 필요한 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회 환노위에서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노동법을 처리한 것과 관련, 민주당 일각에서 징계를 운운하는 것에 대해 “물론 정당에는 당론이 있다. 국회에서의 활동은 당론에 의해서 당 소속 의원들이 행동을 결정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국회는 헌법기관이다. 당론과 개인 생각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에서 처벌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화갑 전 대표는 민주당 일각의 조기전대론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했다.

그는 당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 “내용과 방식에 있어서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실리와 명분에 있어서 실리도 잃고 명분도 잃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공감을 표했다.

특히 그는 “신문에 보면 한나라당도 안하기로 했다. 지난 번 재보궐 선거에서 우리가 이겼고, 지도부가 잘 이끌어 왔는데 무슨 책임이 있다는 말이냐 하지만 저는 생각을 달리한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외연을 확대하고 내부의 단결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분으로 선거에 임해야 하기 때문에 전당대회 주장은 타당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과거에 당을 이끌었던 입장으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많은 당원들이 저에게 당의 중심에 서서 책임이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하지 않나, 민주당이 이렇게 가는 것을 지켜볼 것인가 하고 말을 해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또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한 전 대표는 “복당은 당연히 되어야 한다. 정동영 의원뿐만 아니라 누구든 민주당에 온다면 받아들여야 한다”며 “복당에 있어서 어떤 사람은 바로 받아들이고 (또 어떤 사람은)1년 지나서 받아들인다고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것은 당의 일반원칙에 의해서 처리한 것이 아니라 지도부 개인에 의해서 처리되는 인상을 준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근 김영삼 전 대표를 찾아 세배를 드리면서 '동교동계-상도동계 22년만의 세배 교류'라고 평가한 한 전 대표는 ‘이런 교류가 계속되느냐’는 질문에 “그것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정치적으로 연대한다든지 하는 것은 어렵지만 김영상 대통령에 대한 저희들의 예우 이런 것은 과거 공동으로 민주화 투쟁을 했던 시대로 넘어가서 계속하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 전 대표는 ‘화합 차원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협력할 가능성도 있느냐’는 물음에 “정치에 있어서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면서도 “지금 박근혜 대표와의 협력은 거론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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