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과이어, 스테로이드 복용 시인
"""98년 최다홈런 기록 경신때도 복용"""
차재호
| 2010-01-12 11:19:08
'약물 홈런왕'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마크 맥과이어(47)가 스테로이드 복용을 시인했다.
맥과이어는 12일(한국시간) AP통신을 통해 자신의 스테로이드 복용을 인정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서 맥과이어는 "스테로이드 사용을 인정할 때가 됐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약물을 복용했던 것에 대해 사죄한다"고 밝혔다.
맥과이어는 "1989년과 1990년 사이 오프시즌에 잠깐 스테로이드를 복용했으며 1993년 부상을 당한 이후 또 다시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다"며 "이후 쭉 스테로이드를 사용했다. 1998년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1998년은 맥과이어가 70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로저 매리스가 가지고 있던 한 시즌 최다 홈런을 기록을 갈아치운 해다.
맥과이어는 "스테로이드에 절대로 손대지 말았어야 했는데, 바보같이 실수를 저질렀다.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스테로이드 시대에 뛰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1990년대에 선수들의 스테로이드 사용이 빈번했음을 드러냈다.
"1990년대 중반에 나는 7번이나 부상자명단(DL)에 올랐고, 5년 동안 228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며 자신이 부상당했던 곳을 상세히 설명한 맥과이어는 "절망스러운 나날들이었다. 스테로이드가 부상을 회복시켜주고 예방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스테로이드를 이용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맥과이어는 "사람들이 내가 스테로이드를 복용하지 않았으면 홈런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을지 궁금해 할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스테로이드를 복용하지 않고 성적이 좋았던 시즌도 있고, 약물을 복용하고도 좋지 않았던 해도 있다"며 "어찌됐든 약물을 복용한 것은 잘못됐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맥과이어는 선수들의 스테로이드 사용이 빈번했던 1990년대와 지금이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맥과이어는 "현재는 야구판에 약물이 근절됐다. 버드 셀릭 커미셔너와 선수노조가 노력한 덕분이다. 기쁜 일이다"라고 밝혔다.
자신의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던 맥과이어가 입을 연 것은 올 시즌부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타격코치로 뛰게 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맥과이어는 성명서에서 "세인트루이스 코치로 복귀하게 됐고, 지금이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해 모든 것을 털어놓을 때라고 생각했다"며 "세인트루이스에 감사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맥과이어는 A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내 주변 사람들도 스테로이드 복용에 대해서는 처음 듣을 것"이라며 "버드 셀릭 커미셔너와 토니 라루사 감독에게도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셀릭 커미셔너는 "맥과이어가 성명서를 발표함으로써 세인트루이스 코치로 복귀하는 것이 더 원활해질 것이다"라고 지지했다.
맥과이어가 세인트루이스 코치로 복귀하는 것이 명예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강력하게 지지한 토니 라루사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후회의 뜻을 밝힌 맥과이어에 존경의 뜻을 전한다"고 지지의 뜻을 표현했다.
1986년 빅리그에 데뷔해 2001년까지 타율 0.263에 583홈런 1414타점을 기록한 맥과이어는 지난 1998년에는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우며 당대 최고의 타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2005년 메이저리그에 약물 스캔들이 일어난 뒤 의회 청문회에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힌 맥과이어는 이후 약물을 복용한 것이 드러나 불명예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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