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대회, 세종시 수정안 홍보 옳지 않다”

권영세 위원장, 반대 입장 피력...개인 입장은 유보

고하승

| 2010-01-18 13:03:24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홍보가 한나라당의 국정보고대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지난 주 열린 한나라당 충청남도당 국정보고대회가 지역인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사실상 무산된데 이어 서울을 비롯한 인천, 대구, 부산의 시도당 위원장들까지 국정보고대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언급되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권영세 서울시당위원장은 18일 “국정홍보대회를 세종시 어느 한쪽 입장을 홍보하는 대회로 여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부에서 이같이 말하며 “며칠 전에 시당 사무처에 세종시 문제를 제외하고 나머지 일반적인 국정홍보를 할 수 있는 그런 대회로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특히 ‘이 문제가 정국의 가장 큰 이슈이기 때문에 국정보고대회 의제에서 빼도 사실상 얘기가 안 나올 수 없지 않느냐’고 의견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 “지도부 일부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봤는데, 지난 충남보고대회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그런 식의 행사에 참여해서 일방적인 홍보를 하는 걸 봐도 그렇고, 또 기타 여러 가지 뭐 행태나 발언들을 봐도 지도부가 정말 안타깝다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이 있다”며 “정부에 대해서도 무기력하고 당 관리 문제도 이런 정도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세종시 문제를 국정보고대회에서 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제 논리는 단순하다. 세종시 문제는 아직 당론이 변하지 않았거나 확정되지 않은 문제고, 또 그 중요성을 고려할 때 백지상태에서 아주 심도 있는 그리고 아주 철저한 토론이 필요한 이슈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지도부가 어떤 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입장을 지도부임을 이용해서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건 절대로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또 “세종시 문제가 부적절하다고 해서 국정홍보대회 자체를 취소하는 것도 그렇게 책임 있는 자세는 아니다”며 “세종시 문제가 부적절하면 그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국정내용에 대해서는 당원들한테 설명을 하는 부분은 당인으로서 당연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특히 당 지도부 일부에서 ‘시도당위원장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서 세종시 수정안 홍보를 넣든 빼든 하자’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문제는 중앙당과 시도당의 권한, 국정홍보대회를 누가 주최하고 누가 관리하느냐, 이런 문제가 아니라 당론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한쪽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행태가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라며 “저는 옳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도당이 알아서 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데 대해 반대”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도당 지도부도 똑같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가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당과 정부 또는 청와대와의 관계에 있어서 당이 정부나 청와대의 입장에 일방적으로 따라가선 안 되고 경우에 따라선 정부나 청와대의 입장이 틀린 부분이 있다면 당이 나서서 고쳐주는 그런 역할도 해야 된다”고 말했다.
당내 이른바 친이-친박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중립 성향의 권 위원장은 세종시 문제에 대해 “지금 저는 한쪽으로 입장을 정하고 있진 않다”고 밝혔다.

한편 권 위원장은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서울에 있는 의원이 서울시장으로서 한번 서울시정을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을 안 갖고 있다면 그건 사실이 아닐 것이다”라면서도 “그러나 지금 구체적으로 올해 있을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야 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 깊이 생각해본바 없다”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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