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과 검찰은 동격일 수 없다“"
김종철 교수, “마치 대등한 기관인 것처럼 되는 구도가 논란 낳아”
전용혁 기자
| 2010-01-21 10:43:14
[시민일보] 용산참사,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전교조 시국선언 교사에 이어 PD수첩 제작진까지 법원이 모두 무죄판결을 내림에 따라 법원과 검찰간 갈등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다.
또한 이를 두고 김준규 검찰총장이 “사법부의 판단에 국민이 불안해하는 것 같다”라며 공개적으로 법원 판결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고, 이용훈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을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고 입장을 확실히 하는 등 각 수장이 나서 맞서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법-검 갈등에 대해 한 법전문가는 “검찰은 법원과 동격일 수 없는데 마치 대등한 기관인 것처럼 구도가 되는 것이 논란을 낳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1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구도 자체도 법-검 대결구도로 얘기하고 있는데, 법치주의 측면에서 중심은 어디까지나 법원이고 검찰은 그 일부에서 그것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법원과 검찰이 동격한 지위에 있는 게 아니라 법치주의 핵심은 판결하는 법원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고 검찰은 한 당사자적인 지위를 가진다는 게 본래 위치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최근 법원내 조직 ‘우리법연구회’의 해체 요구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판결은 판사가 헌법에 의해 독립해 하도록 돼 있는데 그것을 판결 자체로 보지 않고 배후에 있는 연구단체와 연계지어서 하는 것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그 의미를 희석시키려는 불순한 태도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분들을 근거 없이 이념적 잣대와 어떤 특정 조직 연구회 활동, 이런 것과 연계시켜서 하는 것은 매우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판사가 법을 해석하는데 있어 모든 법은 정답이 하나 밖에 없는 것이라는 인식이 오류”라며 “정답이 하나밖에 없으면 법원과 검찰을 따로 나눠놓을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들이 법 해석에 관여될 수 있고 그런 부분들은 다양한 개인이나 다양한 연구회 활동 등을 통해 일부분 이렇게 공감되어질 수 있을 뿐”이라며 “어떤 연구회가 있다고 해서 모든 사안들에 대해 동일한 생각을 조직화해낼 순 없다”고 말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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