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도부, 세종시 문제 공개적 갈등 표출

허태열 최고, “당론이 있는데 무슨 당론을 다시 확정하나”

전용혁 기자

| 2010-01-21 16:12:09

정몽준 대표, “정부 발전방안 나왔으니 논의하자는 것 뿐”

[시민일보] 한나라당 지도부가 21일 세종시 수정안 관련 당론 변경 문제를 둘러싸고 설전에 가까운 공방을 벌였다.

정몽준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당이 국정현안을 결정하는데 있어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당의 대표나 어느 한 사람의 의견에 따라 결정될 정도로 폐쇄적이고 비민주적 구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부가 세종시 대안을 발표한지 시간이 꽤 지났으니 우선 각 시도당별로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모든 의원, 당협위원장님들이 모여 토론해 보면 좋겠다”라며 당론 변경에 대한 당내 의견 수렴 실시를 강조했다.

그러자 허태열 최고위원은 “지금 세종시와 관련한 우리 한나라당 당론은 있다”며 “그런데 무슨 당론을 다시 확정하자는 것인가. 그렇다면 이것은 당론을 수정하겠다는 대표의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허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가 기공약했고, 또 대통령이 되신 이후에도 확인했고, 당 지도부에서도 얼마 전까지 재보궐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의 당론은 세종시 원안추진이라고 공헌을 수차례 한 바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 특정지역에 관련된 이 문제를 표결로 처리를 하자는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옳지 않다. 당을 굉장히 어려움에 빠트릴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대통령께서 세종시 새로운 수정안을 발표 하셨고 거기에 따라 국민과 이해당사자인 충청도민이 이 문제를 심사숙고할 기간이 있는 것”이라며 “정부가 우리 국회에서 처리해달라고 법안을 낸 것도 아닌데 왜 대표께서는 마치 새로운 당론을 정해야 될 것 같이 무슨 몰이를 하듯 매일 회의만 열리면 발언을 하시는데 이것은 당을 자꾸 어려움에 빠트리는 것”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허 최고위원은 “이 문제는 조금 더 우리가 시간을 가지면서 이해당사자인 충청도민 또 일반 국민이 어떻게 보는지를 우리가 지켜보고 가야될 때”라며 “대표님의 신중한 검토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몽준 대표는 “기존 당론을 바꾸지 않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라며 “현재 당론은 원안유지라고 그렇게 얘기했고 앞으로 행정부 야당과 협의하겠다고 얘기했다. 현재로서 당론은 원안이라고 했으나 정부의 발전방안이 나온 현 상황에서 논의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 대표는 “시간을 갖고서 해야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좋은 말씀이고 저도 서두를 생각 없다”라며 “빨리빨리 하자고 한 적도 없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세종시 문제는 한나라당의 원안을 지키는 것이 한나라당의 존립 이유라는 주장도 있고 한나라당의 존립보다 더 큰 문제라는 주장도 있다”라며 “모든 주장을 할 때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서로 얘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근혜 전 대표는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충청도 지역에서 원안이 당론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본인이 약속을 지키려는 것은 당연하고, 또 보기에도 좋다”면서도 “그러나 언론을 통한 이러한 식의 대화방식, 간접 대화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에는 여러 가지 회의기구들이 있는데 현재 회의 기구가 부적절하고 새로운 회의체가 필요하다면 그런 회의체라도 만들어서 모여 대화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지금과 같은 언론을 통한 간접 대화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