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세종시, 공개투표 바람직”
“입장 바꾼 의원, 국민에 의사 분명히 밝혀라”
고하승
| 2010-01-28 19:25:05
[시민일보] 세종시법 개정안 입법예고로 한나라당 당내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당정간의 접촉마저도 반쪽짜리로 치러지고 있는 상황이 초래되고 말았다.
실제 지난 27일 정운찬 국무총리가 한나라당 대구 경북지역 의원들을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초청해서 오찬을 함께 하려고 했으나, 전체 23명의 대상 의원 가운데서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 11명의 의원이 불참했다. 대부분 친박계로 알려진 대구지역 의원들이다.
이에 대해 친박계 의원은 아니지만 세종시 수정안 반대론자로서 총리공관 오찬모임에 불참한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28일 “다른 일정 때문”이라면서도 “별로 내키지 않은 그런 초청이라고 생각이 됐다”고 불참사유를 밝혔다.
그는 “정말로 대구 경북 의원들의 뜻을 좀 미리 파악하려고 했었다면 시기를 그렇게 잡는 게 아니다”라며 “정부가 할 것 다 해놓고는 우리를 불렀다는 뜻은 그냥 지지지나 해라, 이런 뜻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이 의원은 세종시법 개정안 입법예고 문제 때문에 당내에서 이른바 친이-친박계 간에 갈등이 첨예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쪽은 완전히 청와대 추종자들의 행태를 보이고 있고, 다른 쪽은 다른 원칙을 지키려고 하기 때문에 토론을 해봤자 서로 이해를 하고 또 수정을 할 수 있는 그런 룰이 거의 없다”며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회로 수정안 관련된 법이 넘어오면 그냥 의원 개개인의 자유의사에 맡겨서 크로스보팅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이계진 의원이 제안한 바 있는 이른바 무기명 비밀투표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개개인이 국민 앞에 자기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정도”라고 일축했다.
특히 그는 “한나라당 의원의 경우는 과거에 원안대로 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선거를 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입장을 변경한 데 대해서 국민들한테 의사를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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