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나 ""랭킹 1위 노리지마!"

전직 랭킹 1위 에넹 돌풍 잠재우며 호주오픈 5번째 우승

차재호

| 2010-01-31 11:23:48

세계랭킹 1위 세레나 윌리엄스(29. 미국)가 복귀한 '전직 세계랭킹 1위' 쥐스틴 에넹(28. 벨기에)의 돌풍을 잠재우며 진정한 챔피언으로 자리매김했다.

세레나는 30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에넹을 2-1(6-4 3-6 6-2)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결승은 전현직 챔피언들이 자존심을 걸고 벌이는 대결이라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모았다. 에넹은 지난 2008년 5월 은퇴하기 전까지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세레나는 '자존심 대결'에서 에넹을 꺾고 호주오픈 5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그랜드슬램대회 12번째 우승을 차지한 세레나는 미국 여자 단식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빌리 진 킹이 세운 통산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인 12회와 타이를 이뤘다.

또, 에넹과의 상대전적에서 7승 6패로 앞서 있던 세레나는 1승을 추가하면서 상대전적에서 한 발 더 앞서게 됐다.

세레나는 2007년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US오픈 8강에서 에넹에게 모두 패배하는 등, 열세였던 메이저대회 상대전적도 3승 4패로 만들었다.

세레나는 챔피언에 오른 뒤 "빌리 진 킹과 타이를 이뤘다. 내 목표 중 하나를 이뤘다"며 기뻐했다.

지난해 US오픈 준결승에서 또 다른 '복귀 퀸' 킴 클리스터스(27. 벨기에)에게 패배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던 세레나는 에넹을 누르면서 현직 챔피언의 체면을 세웠다.

세레나에게 이번 우승이 무엇보다 기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최근 여자 테니스계는 혼전의 양상을 띄었기 때문이다.


세레나가 지난해 호주오픈과 윔블던 우승을 쓸어담으며 위력을 발휘했지만 '절대적인 강자'가 됐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여기에 은퇴 전까지 세계랭킹 1위를 놓고 다투던 에넹과 클리스터스가 복귀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에넹과 클리스터스가 각각 이번 호주오픈과 지난해 US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냈고, 시즌 첫 대회인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브리즈번 인터내셔널 결승에서 맞붙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면서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팬들에게는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인이지만 세계랭킹 1위를 사수해야 하는 세레나에게는 위협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레나는 시즌 첫 그랜드슬램대회에서 에넹을 격파, 올 시즌을 기분좋게 출발하며 앞으로의 전망을 더 밝혔다.

현재의 판도에서는 자신이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에넹은 결승에서 패배한 후 "세레나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세레나는 진정한 챔피언이다. 정말 잘 했다"고 칭찬했다.

이번 호주오픈 우승은 치열해진 경쟁에서 세계랭킹 1위를 지켜야 하는 세레나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자신감'을 안겨줬을 것이다.

시즌 첫 그랜드슬램대회를 승리로 이끈 세레나가 올 시즌 여자 테니스계에 '절대적인' 챔피언으로 거듭나는 것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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