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 사장 사퇴, 방문진에 책임전가 하는 것“"
차기환 방문진 이사, “사퇴 표명 당혹스럽다”
전용혁 기자
| 2010-02-09 10:13:36
[시민일보] 엄기영 MBC 사장이 8일 ‘방문진의 존재 의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전격 사퇴를 표명한 것에 대해 차기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엄 사장이)책임전가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차기환 이사는 9일 오전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전날 엄 사장의 사퇴 표명에 대해 “전격적으로 사퇴 발표한 게 너무 의외여서 좀 당혹스러웠다”면서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엄 사장이)했던 말이 굉장히 부적절하고 저희 입장에서 보기에는 책임전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엄기영 사장이 취임한 이후 문화방송 보도나 시사 교양 프로그램에서 취재원들의 말을 왜곡하거나 편집, 짜깁기해서 시청자 사과방송을 한 게 여러 차례가 있었는데 이런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지 않고 오히려 방문진에 문제가 있다는 듯이 책임전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차 이사는 “(엄 사장은)뉴MBC플랜이라는 것을 해서 어떤 공정하지 못한 방송 또는 정확하지 못한 방송 등은 전파를 타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는데 4대강 낙동강 공사를 갖다가 특정 고교 출신이 휩쓸고 있다든지 확인되지 않은 것들을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뉴MBC플랜’에 대해서는 “지난 9월부터 3개월 동안 (엄 사장이)추진을 해보고 그 결과에 대해 진퇴를 걸겠다고 했는데 11월 말까지 뚜렷한 성과가 나온 게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여당 추천 인사들 중에서는 그래도 한 번 기회를 더 주자는 말이 있어서 표결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이사진 인사와 관련, “4대강 보도, PD수첩 재보도, 아이티 사건 조작보도 등이 터져 나오고 임기 2/3가 다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전적으로 엄 사장의 추천 인사를 다 선임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엄 사장께서 추천한 인사 네 분 중 두분은 그대로 수용이 되고 두 분만 엄 사장께서 1순위로 추천하지 않았지만 그 분들도 결국은 이사장과 협의 가운데에는 추천 후보 명단에 있던 분”이라며 “그러니 엄 사장님 의견을 전적으로 무시한 것도 아니고 그런데 갑자기 사퇴를 하니 저희들로서는 정말 의외고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같은 이사진의 인사 강행에 대해 ‘방문진의 일방독주’라는 MBC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 그는 “시각이 잘못됐다”며 반박했다.
그는 “문화방송 이사진에 대한 선임 권한은 상법, 방문진법, 문화방송 정관에 분명히 방문진 이사회에 있고 사장은 이사장 이회의 직원에 대한 인사권이 있다”며 “법에 규정된 방문진에서 이사 선임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가지고 인사권을 침해 했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에 관해서 단체 협약에 보면 노조가 불신임 투표를 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해서 해임을 하게 돼 있다”며 “그러니까 인사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은 방문진이 아니라 단체 협약을 통한 노조가 하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후임 사장 인선에 대해서는 “문화방송 사장은 공모 절차를 거쳐 왔기 때문에 정기 이사회(17일) 전에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서 문화방송 사장 공모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