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강도론’, 野, “국민이 강도로 보이나” 맹비난
“세종시 백지화야말로 단란한 가정에 쳐들어온 강도”
전용혁 기자
| 2010-02-10 15:22:14
[시민일보] 이명박 대통령의 ‘강도론’을 둘러싸고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이명박 대통령은 앞서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을 강도로 보나”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10일 논평을 통해 “도대체 이명박 대통령이 누구더라 강도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법도 무시하며 국민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고 있는 이명박 정권이 약속을 지키라는 국민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를 보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질타했다.
김 대변인은 “정부의 세종시 백지화야말로 단란한 가정에 쳐들어와 계약서도 무시하고, 집주인의 의사도 상관없이 문패부터 바꾸며 집을 빼라고 하는 형국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그래놓고 누구더러 강도라고 누구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또한 그는 이 대통령이 이날 ‘외국 사람들이 보면 우리나라는 국정이 세종시밖에 없는 줄 알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스무 번이 넘게 한 국민과의 약속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국정을 농단하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 국제사회가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고 꼬집어 비판했다.
그는 “그런데 도리어 국민을 탓하고 있으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까맣게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연일 국민과 싸움을 벌이는 한심한 정권에 대해 국민의 심판이 다가오고 있음을 명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정책위의장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면 더 국민을 받들고 섬겨야 함이 마땅한데, 자신의 뜻과 다르다고 국민을 강도로 몰아서야 되겠나”라며 비판했다.
이 의장은 “‘강도 발언’이 당내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함축돼 있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며 “대통령이 자신의 뜻과 다르다고 충청도민, 야당, 그리고 세종시 수정에 반발하는 나머지 국민을 강도로 몰아붙이면 되는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언론을 압박하고, 공무원과 공공기관을 동원하고, 돈주고 사람모아 여론몰이에 광분하더니 이제는 여론이 움직이지 않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을 협박하고 있으니 참 오만하고 나쁜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이 의장은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국민을 강도로 표현하고 매도하지를 않나, 정운찬 총리는 대정부질문에서 여전히 오락가락하고 말 뒤집기를 하는 등 허둥대고 오만한 모습이 가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