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너무 먼 당신”

최진-이한구, “세종시로 갈등 심화...분당은 없다” 전망

고하승

| 2010-02-16 12:27:59

[시민일보] “이명박 대통령에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계륵과 같은 존재이고, 박 전 대표에게 이 대통령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이방인이다.”(최진 소장)

“세종시 당론 채택 되면 박근혜 전 대표, 한나라당 대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강제 당론은 결국 박근혜 전 대표의 대통령 후보 문제 건드리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박근혜 전 대표, 불신 너무 심하다”(이한구 의원)

◇최진 소장=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16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계륵과 같은 존재이고, 박 전 대표에게 이 대통령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엔 두 사람의 관계를 '닭과 지네' 관계로 봤다, 상반되지만 보완되면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고 봤는데 세종시 문제로 그런 여지가 현저히 줄어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 소장은 먼저 이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집권 초기에 이명박 대통령의 ceo리더십은 쇠고기 파동이나 고소영 인사 등을 거치면서 일방적인, 절차 소홀, 불도저식이란 비판을 받으면서 단점이 극대화되었지만 집권 2년차에 접어들면서 외교적인 성과라든지 친서민 중도실용과 같은 어떤 장점이 점점 확대되면서 지금은 장점과 단점이 양립하고 혼재된 상태”라며 “세종시 찬반 양론이 팽팽한 게 단적인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 오르막 쪽으로 가느냐 아니면 내리막 쪽으로 가느냐 하는 어떤 중대한 기로에 놓여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의 박근혜 전 대표를 대하는 리더십의 특징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박근혜 대표를 볼 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어떤 계륵 같은 존재로 여기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계륵을 눈 딱 감고 꼭꼭 씹어 먹으면 보약이 될 수 있는데 가시에 걸릴까 싶어서 계속 터부시하다가 결국은 상황이 악화되어 버리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대하는 리더십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먼 어떤 타인이나 이방인으로 여기는 거 같은 느낌을 준다”며 “결코 어떤 마음을 주거나 정을 주지 못 하고 있는 그런 상태인 거 같다”고 분석했다.

최 소장은 세종시 문제로 인한 분당 가능성에 대해 “갈등은 심화되겠지만 분당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2002년 이회창 총재 시절에는 당내 민주화를 요구하면서 개인적으로 탈당을 해서 외로운 여전사라는 이미지를 박근혜 전 대표가 가졌다. 그러나 만약에 집단 탈당을 하게 된다면 권력욕, 탐욕스러운 여왕이란 이미지로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친박연대의 미래희망연대라는 것도 어찌 보면 먼 미래를 어떤 겨냥한, 다분히 장기적 포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러나 분당은 그리 쉽지 않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수정안이 강행 통과될 경우에도 “ 내에서 강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어떤 집단적 의지를 전달하면서 본격적인 차별화 전략으로 나갈 수 있지만 당을 깨거나 분당을 하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으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또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중국 고사에 나오는 방휼지쟁이라는 사자 성어가 생각이 난다. 방휼지쟁은 아시다시피 바닷가에서 조개와 황새가 정말 물고 물리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을 하다가 결국은 둘 다 치명적인 손해를 보고 만다는 그런 중국 고사”라며 “그런 점에서 지금 두 지도자간의 세종시를 둘러싼 한 치의양보 없는 싸움이 자칫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차기 권력을 절대 넘겨주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세종시를 둘러싸고 양쪽의 공방 그런 과정을 보면 정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느낌을 준다. 사실 두 당사자 두 지도자뿐만 아니라 참모진 간의 불신도 아주 극도로 심한 거 같다. 과거 대선 당시의 경선 과열을 거치면서, 그리고 인수위라든지 정부 인사, 또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대표를 철저히 배제하면서 원인을 제공한 측면도 있지만 또 이후 여러 가지 국정에 대한 비참여로 이어지는 박근혜 대표의 비토 과정이 서로 맞물리면서 양 진영의 감정적인 골이 아주 심할 대로 심한 거 같다. 이거는 과거 2005년의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의 관계가 연상이 된다. 당시에 두 지도자는 리더십 스타일이 정 반대였기 때문에 서로 상호보완적인 효과를 발휘할 걸로 예상을 했지만 치열하게 자존심 싸움을 하다가 결국은 두 사람이 사실상 결별하고 말았다”고 사실상 공감의사를 밝혔다.

이어 그는 “그래서 이회창 총재는 결국 차별화 전략을 통해서 당 내의 후보를 쟁취했지만 본선에서는 김영삼 대통령의 도움을 받지 못해 결국 패배하는 그런 상황이 나타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 경우에 보면 처음부터 줄곧 대립을 했음에도 당선이 되지 않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한구 의원=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같은 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설 특별 라디오 연설에서 울산 포항등의 예를 들면서 ‘세종시만을 위해 만든 안이 아니고 세종시를 만들면 전국적으로 좋은 파급효과가 온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우선 시대가 달라졌다. 그 당시는 개발을 위해서 국가적인 자원을 총력투입을 해야 되는 그런 시기였다. 소위 말하는 불균형성장시대였다. 또 도시를 정부가 만들어 보겠다는 그런 컨셉도 맞지 않다. 수요도 없는데다가 만드는 거다. 과거에는 수요가 절실했는데 자연적으로 생겨지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가 일부러 만든 거고 이번엔 그게 아니다. 종류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연설에서 세종시 당론채택을 주문한 것에 대해 “걱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강제당론 채택하자는 건데, 채택이 잘 안될 거다, 채택이 된다면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수정안을 갖고 찬성을 안 하면서 대통령 후보로 갈 수도 없고, 박근혜 전 대표가 지금 제일 대통령 될 가능성이 높은데 대통령 된다는 가능성만 갖고 당론을 2년 뒤에 또 수정한다면 그것은 한나라당 망신이다. 그리고 만일에 수정안을 해서 선거전에 나가면 선거 때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할 건지 그건 끔찍한 일이다. 이게 지금 단순한 세종시 문제라고 생각 할 수 없는 상황에 가 있다”며 “당의 발전을 위해서 또 당이 재집권하기 위해서 정말로 위험한 일을 하는 거”라고 비판했다.

그는 친이 주류 측에서 강제당론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단순히 세종시 정책이슈를 하자는 거 아니다. 굳이 강제당론을 가자는 뜻은 박근혜 전 대표 대통령 후보 문제를 건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당을 생각하는 사람 같으면 거기에 쉽게 동조를 못한다. 정권교체하려면 박근혜 전 대표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불신이 너무 심한 것 같다”며 “정권교체 할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친이계 의원들 분위기가 강경해 분당할 가능성에 대해 “정권재창출 포기하지 않는 한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친이계라는 의원들도 상당수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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