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與, 개헌카드로 세종시 물타기?
전용혁 기자
| 2010-03-01 14:05:58
정세균 "정권 심판·중간 평가 면하겠다는 흑심"
이강래 "세종시 한마디 언급없이 개헌제기 실망"
이회창 "개헌분위기 속에 수정안 국민투표 저의"
류근찬 "세종시 논란을 덮으려는 불순한 의도"
[시민일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개헌론’을 언급하며 다시금 불을 지피고 나선 것에 대해 야권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차례로 개헌논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지방선거 90일을 앞둔 시점에 왜 갑작스런 개헌논의인지 의아스럽다”며 “지금은 대통령이 개헌론을 제기할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은 지난 6개월 동안 뜬금없는 세종시 문제를 들고 나와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제대로 다루고 처리해야 할 국정의 중요한 부분들이 거기에 묻히는 결과를 만들어 왔다”며 “이 부분에 대해 우리는 무능하고 잘못됐음은 물론이고 혹시 저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아직도 여권내 친이네, 친박이네 하며 이 문제를 가지고 싸우고 있는데 다시 이것을 개헌논의로 물꼬를 트겠다는 것인지, 그래서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권 심판, 중간평가를 면하겠다는 흑심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개헌논의는 때가 있는데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방선거에 관여하거나 국민을 혼란과 분열로 빠뜨릴 시점이 아니고 대통령은 민생을 제대로 챙길 시점임을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이강래 원내대표 역시 이에 대해 “(개헌논의는)박근혜 대표를 배제하기 위한 친이 세력의 재집권을 위한 권력구조개편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어제 상황에서는 또다시 정략적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제 대통령이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이 정도에서 세종시 문제 그만 정리하고 수정안 포기할테니 민생문제에 전념하라고 했어야 당연했다”며 “그럼에도 세종시 관련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이 새로운 개헌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보고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역시 정부여당의 개헌논의 움직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회창 총재는 이날 오전 열린 당5역회의에서 “모든 것은 법의 원칙에 맞아야 하고 정정당당하게 정도로 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혹시 이번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이 이명박 대통령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개헌론을 꺼내 개헌 분위기 속에 다시 한 번 세종시 수정안을 국민투표로 붙이려고 하는 저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류근찬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이후에 개헌 문제가 불가피하게 제기될 수 있으리라는 예상을 했는데 이렇게 일찍 개헌 문제가 제기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문제제기이기 때문에 다분히 정략적 발상의 산물이 아닌가 하는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은 취임 이후 무리한 대운하 추진계획이 국민적 저항에 부딪치자 슬그머니 후퇴하더니 4대강 사업을 들고 나와 추진하고 있다”며 “4대강 사업 역시 국민적 반발에 부딪치자 세종시 수정안으로 물 타기를 하고 있다는 의심과 의혹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판국에 벌써부터 개헌 문제를 끌고 나오는 것은 세종시 논란을 덮으려는 불순한 의도로 보인다”며 “이것은 세종시 수정안이 여의치 않자 개헌 카드로 국론을 전환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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