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탈당'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 민주당 재입당 왜?
나경원의원과 불화 탓
고하승
| 2010-03-03 14:27:10
"나의원, 6.2지방선거 다른 후보 물색 중이란 소문 나돌아"
작년 구민에 '자율형 공립고 선정' 문자 보내
올 초 2회 경찰 압수수색받고 언론에 보도돼
與서 출마 봉쇄위해 공권력동원 제보 현실화
[시민일보] 한나라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 25개 구청장 가운데 4위에 오를 만큼, 긍정 평가를 받고 있는 정동일(사진) 중구청장이 지난 2일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동일 구청장은 3일 "(나경원 의원이) 다른 후보를 물색 중에 있다는 소문이 많이 들려왔다"며 나 의원과의 불화설이 탈당의 주요 원인임을 밝혔다.
정 구청장은 전날 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면서 "출마 자체를 봉쇄하기 위해 (여권이)공권력을 동원할 것이라는 제보까지 받았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면서 "문자메시지 발송건을 이유로 공공기관인 중구청을 두 번씩이나 압수수색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구청장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중구청장으로 재직해온 3년8개월 동안 정말 중구 발전과 중구 구민의 행복 증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왔다. 그래서 많은 성과를 냈고 또 외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도 한나라당 내부, 일부 세력들에 의해서 적극적으로 음해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는 출마 자체를 봉쇄하기 위해서 공권력을 동원할 것이라는 제보까지 받았는데, 그래도 설마 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공공기관에 대해서 문자 발송건을 이유로 두 번씩이나 압수수색을 하면서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되도록 했다. 당연히 국민에게 알 권리를 문자로 알려드린 것이고, 그리고 선거기간 동안도 아니고 작년 11월의 일이다. 이것은 정말 수사 관행을 뛰어넘는 차원이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그런 유사한 문자 발송을 한 건이 있느냐? 또 그런 경우 이렇게 수색한 경우가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구민들에게 알려드릴 의무가 있기 때문에 다 문자를 보내 드린다”고 답변했다.
실제 그는 “(나경원 의원이)다른 후보를 물색 중에 있다는 소문은 많이 들려왔다. 공식적으로 누구다 하는 건 없지만 그런 과정을 볼 때에 분명히 이것은 여러 가지로 뭐 옭아매는 수순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 정 구청장은 배후설과 관련, “그런 정보를 듣기도 했다. 설마 했다. 설마 했는데 그것이 사실로 와 닿았기 때문에 심각성을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경원 의원 차원이 아니고 한나라당의 공천 방향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는 질문에 “복합적이다. 특히 구청장을 하려고 하는 분들이나 또 기존에 뜻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여러 가지로 많은 시련을 주기도 하고, 여러 가지 고발을 끊이지 않게 지금까지 해오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정 구청장은 일각에서 이번 6.2 지방선거가 이명박 정권 중간 심판론 성격을 띠게 됨에 따라 한나라당 후보에 불리하게 될 것 같아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일축했다.
정 구청장은 “중구 구 의원 9명 가운데 6명이 한나라당 의원 분들이다. 그런데도 구청에서 하는 일마다 발목잡기를 계속하고, 예산을 무차별적으로 삭감하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조사특위를 구성해서 흠집내기를 일삼아 왔다. 일례를 말씀드리면 중구의 역점사업인 소나무, 가로수 특화거리 조성사업을 검찰에 고발해서 또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영화산업 발전으로 중구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충무로 국제영화제와 구립 도서관, 매입 관련해서 고발을 많이 일삼고 있다”고 한나라당 탈당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 구청장 외에도 한나라당을 탈당해 민주당으로 옮기려는 구청장이 꽤 있다는 소문이 돌던데 아시는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들은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중요한 것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좀 기회를 주면 좋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공천 문제에 대해서는 “당에서 협의가 되는대로 따를 뿐”이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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