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4대강 저지 발 벗고 나섰다

300만명 서명 운동...지방선거와 연계 선언도

고하승

| 2010-03-09 14:52:01

[시민일보]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으면서 천주교, 불교, 원불교, 기독교 등 4대 종단이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펼치고 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천주교의 경우 지난 8일 천주교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전국사제선언을 발표했는가 하면, 전국적 규모의 서명운동과 함께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지방선거 후보들을 지지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하는 등 적극적이다.

특히 4대강 저지 천주교연대 상임대표 조해붕 신부는 전체 주교 32명 가운데 5명이 참여하고, 4116명의 사제 가운데 1500여명이 4대강 사업 반대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천주교 전체를 대변한다고 볼 순 없다. 4대강 사업 자체에 대한 공식적인 문헌이나 입장을 교회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아직 없다”면서도 “4대강 사업을 우려하는 주교님들과 신부님들이 우리 세대와 후손들에 대해서 생명과 환경에 대한 우려를 걱정하고 표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조 신부는 9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지방선거 후보들을 지지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정치적인 목적이 아니라 생명환경 보전에 대한 사제적 양심들을 선택한 것”이라며 “양심선언적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 신부는 4대강 서업이 이슈화되지 않는 것에 대해 “과격히 표현하자면 현재 다른 사건과 여건들을 이슈화시켜서 마치 4대강이 멈춰져버린 것처럼, 그래서 이슈화 되지 않는 방법을 쓰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 신부는 “세종시도 큰 아주 이슈를 가지고 있다”며 그것 때문에 4대강 사업의 실체가 가려지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특히 조 신부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교황청 차원에서도 4대강 관련한 입장 나올 것"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조 신부는 또 현재 추진하고 있는 4대강사업 반대 서명 운동의 목표를 300만명 이상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사제단의 선언에 대해 “2008년도 대운하 때에 있었던 내용과 동일하다. 그 이후에 중단하겠다는 내용과 더불어 말 바꾸기나 이런 형태로 변형되고, 그 다음에 다른 이슈들로 자꾸 포장되고, 4대강 사업을 진행 하면서, 실정법까지 어기고 있다”며 “교회적 관점과 입장을 한 번 다시 재정리 하는 차원에서 선언문을 준비하게 되었고, 이것을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고 지지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조 신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사업 관련해 ‘지금은 반대들 하지만, 완성하고 나면 다들 좋아할 것’ 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도 어떤 사업에 대해서 공공성이나 또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 크게 반발하지 않을 거다. 더군다나 (대운하를)한다, 안 한다며 논란을 불러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4대강 살리기라는 말 바꾸기 형태로 갔고, 그것이 진정성을 갖고 있는 충분한 절차와 과정들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기엔)어려움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여권 일각에서 ‘왜 사제들이 민감한 정치권 이슈에 개입하느냐’며 볼멘 소리를 하는 것에 대해 “저희는 정치에 대한 개입과 정치적 현상과 과정에는 절대 개입하지 않을 거다. 그리고 교회가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또 교회의 입장과 모습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환경과 생명, 또 생태에 대해서는 지속되어 온 내용들이다. 교회적 입장과 사제적 양심을 걸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조 신부는 금년 초 평화의 날 한국 천주교계 차원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우려가 공식적으로 나오게 되면, 교황청 차원에서도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