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 천경자미술관 건립 사실상 무산

市 “천화백측 요구 조건 수용 한계… 조만간 공식 발표”

차재호

| 2010-03-10 17:08:24

경기 양주시가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천경자 미술관’유치사업이 공사과정에서 사실상 무산됐다.

9일 시 관계자는 “시와 천경자 화백 측 간의 이견이 커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직 MOU 파기를 선언하지 않아 공식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수일 내 시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사업중단을 표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의 핵심사업이라 사업성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으나 천경자 측의 요구조건을 수용하기에 이제는 한계에 부딪혔다”며 “내부 검토 후 최종적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지면 서로의 손실을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사업 백지화에 대한 책임여부에는 “서로의 입장차가 커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사업무산 이유와 관련, 시 관계자들은 2007년 양해각서(MOU) 체결 후 사업 과정에서 천 화백의 대리인 격인 이모씨(장녀) 측의 잦은 요구조건에 시(市)의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최근 작품전시 문제와 전시계획 등을 놓고 불협화음이 일면서 끝내 무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5월 개관은 사실상 백지화됐으며, 시는 향후 미술관에 대한 공간활용 과제를 떠맡게 됐다.

앞서 천경자 미술관은 지난해 6월 착공했으나 같은해 11월 터파기 공사 중 경암이 출연해 공사가 중지된 후 3월 현재까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장흥면 석현리 385의 16 일대 6506㎡에 들어설 예정이던 ‘천경자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천 화백의 작품 1200여점과 개인 소장품을 전시하는 전시실, 카페테리아, 사무실 등을 갖출 예정이었으며, 시는 2007년 천 화백의 가족과 작품 기증 협약을 맺고 97억원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미술관 건립을 추진했다.

전남 고흥 출신의 천 화백은 채색과 풍물로 ‘천경자풍(風)’이라는 독창적 예술세계를 일궈낸 한국의 대표적인 여류 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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