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서울시당, 공심위 문제로 내홍

친이, 공성진 의원 위해 ‘뒤집기’ 시도

고하승

| 2010-03-15 11:33:36

[시민일보] 한나라당 서울시당이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문제를 놓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서울시당이 지난 11일 중립성향의 이종구 의원을 공천심사위원으로 의결했지만, 친이계 소장파 의원들이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를 ‘뒤집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권영세 서울시당 위원장에게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친이 소장파 강승규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종구 의원이 공심위원장으로 내정 된 것에 대해 “구청장 후보를 둘러싸고 지난 번 선거에서부터 두 지구당 위원장께서 다툼을 벌였던 지역이다. 분쟁지역의 당협 위원장이 공심위원장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이종구 의원과 같이 강남구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친이계 핵심 공성진 최고위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남 구청장 공천을 놓고 이 의원과 공성진 의원이 서로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권영세 위원장은 “공 의원은 후보 추천권을 갖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해야 할 상황”이라고 쐐기를 박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 의원은 현재 각종 비리 연루 의혹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며, 한나라당 당헌당규는 검찰에 의해 기소만 되어도 당원권을 정지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강승규 의원은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이뤄지지도 않은 상태고, 또 엄연히 공성진 의원은 지금 당협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금 추천권이라든지 여러가지 공천권에 대해서 자격시비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권영세 위원장이 ‘최고위원 의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데 대해 “저희가 공천 심사위원으로 권영세 위원장으로부터 추천을 받을 때에는 이종구 시당 위원장 내정 사실을 몰랐었다”며 “이런 부분에서 사전에 조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과정이라면 저는 심사 위원을 맡지 않겠다라고 회의 전에 분명히 입장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최고위원회로부터 의결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게 강 의원의 견해다.

강 의원은 또 친이계 의원들이 진영 의원을 공심위원장으로 선호하는 데 대해 ‘진영 의원이 유연한 스타일이니까 위원장으로 앉혀놓고 다수의 힘으로 주무르려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보이는 것에 대해 “저희가 진영의원을 뽑아서 그런 게 아니고, 논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종구 위원장이 아니라면 권영세 의원께서 직접 겸직을 하시든지 아니면 재선 이상의 시당 위원장 원내 중에서도 연배가 높으신 분들이 맡는 게 좋다면 진영 의원도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제시 했던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 처리를 위해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해 “당연하다”고 적극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그는 "세종시 수정안이 통과돼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제일 큰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 의원은 “세종시 문제에 대한 한나라당의 약속 등이 정권창출에 도움이 됐다. 그래서 그것을 지켜야 된다는 박근혜 대표의 입장을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다만 정책 변경과정에서 다른 대안이나 좋은 방안이 있다고 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국가 지도자로서 더 현명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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