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고개숙인 최시중에 십자포화
"'여성비하발언' 사과 불구 ""딸 시의원 도전…알맞은 일거리 정도로 생각하나"" 사퇴촉구"
김유진
| 2010-03-21 19:12:43
[시민일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8일 '한국의 저출산 대책과 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여기자포럼 행사에서 여성비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21일 사과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당초 행사에서 "여성들은 직업을 갖기보다 현모양처가 되기를 바란다"고 발언, 사실상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여성계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최 위원장은 이날 "시대적 추세인 여성의 사회 활동과 가정에서의 여성 역할의 중요성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하며,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선 두 자녀 이상 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말하고자 했는데 본인의 진심과는 달리 오해가 생겼다"면서 "저의 발언이 사회 각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여성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여성의 사회 진출과 양성평등의 가치를 누구보다도 존중하고 지지한다"며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함께 잘 꾸려나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의 사과에 불구, 민주당은 그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후유증이 심각하다. 특히 민주당은 최 위원장의 딸이 서울시의원 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현모양처' 발언에 대해 공개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김 부대변인은 "(졸업하자마자 시집을 보냈다던) 최 위원장의 딸이 지방선거에서 출마하기 위해 한나라당 서울시의원(서초구)에 공천을 신청했다"며 "혹시 딸의 시의원 도전을 '알맞은 일거리 정도'로 편안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딸 최호정(43)씨는 고2 아들과 중2 딸을 둔 가정주부지만 이번에 서초을 지역에서 한나라당 시의원 공천을 신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최씨는 서울교대 부속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 회장과 서초녹색어머니연합회 총무 등을 역임하는 등 지역에서 나름대로 활발한 자원봉사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단순히 그런 경력만으로 시의원 공천 신청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따라서 최 위원장의 입김이 최씨 출마에 어느 정도는 작용했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최씨는 “풀뿌리 민주주의 정치를 통해 조금이나마 주민들에게 더 봉사하고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며 “아버지가 ‘네가 원하는 대로 해라. 네가 생각하고 결정하면 잘 할 거다’라고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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