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 “악역 변신?… 평소 못된 제 모습”

‘신데렐라 언니’서 파격적 캐릭터 도전

차재호

| 2010-03-25 18:27:16

“최대한 악랄하고 까칠하게 보이도록 노력 중”


자신의 모든 것을 남에게 주거나 빼앗길 것만 같은 탤런트 문근영(23·사진)이 남이 가진 것을 빼앗는다.

눈을 초롱초롱 빛내거나 그렁그렁 눈물을 쏟을 것 같은 기존의 문근영은 온데간데없다. 얼굴 표정이 사납고 말투도 거칠며 웃음이라고는 냉소뿐인 문근영만 있을 뿐이다.

문근영은 24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KBS 2TV ‘신데렐라 언니’ 제작발표회에서 “변신을 하고 싶다거나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기보다는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내 앞에 놓인 벽을 무너뜨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신데렐라 언니’는 신데렐라 언니가 신데렐라를 보면서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신데렐라가 아닌 계모의 딸, 신데렐라 언니의 시선으로 동화 ‘신데렐라’를 재조명한다.

문근영은 신데렐라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는 신데렐라의 언니 ‘은조’를 연기한다. 평소 경멸했지만 유일하게 자신의 것으로 여기던 엄마를 씨 다르고 배 다른 동생 효선이 빼앗으려 하자 효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빼앗는다.

드라마 ‘가을동화’, 영화 ‘어린신부’ 등 과거의 캐릭터들과 달라 부담스러울 법하다. 문근영은 “기존에 맡았던 캐릭터들도 안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며 “연기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여겼다. “딱히 롤모델은 없었고 그냥 평소 못된 마음을 먹었던 나처럼 하면 되겠구나 싶었다”며 웃었다.


하지만 색다른 연기에 대한 도전은 “처음 마음을 먹고 생각했던 것처럼 쉽지만은 않았다”고 인정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짓는 나의 무표정한 모습이 악해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문근영은 “최대한 악랄하고 까칠하게 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그래서 평소 이런 생각을 계속 하다 보니 촬영을 하지 않을 때도 은조 같은 표정을 짓거나 은조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기분 안 좋은 일이 있냐고 자주 물어본다”며 까르르 웃었다.

자신의 연기를 “사람들이 어떻게 보게 될지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별다른 기대나 바라는 것 없이 ‘재미있겠다’ 싶어서 시작을 한다. 남들이 볼 때는 파격적인 변신이라고 생각을 하니까 부담이 되더라.”
“은조는 악역이라기보다는 평범한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 인물”이라며 “보통 사람들과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 표현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 감정선들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오면 소리를 지르는 등 격하게 표현되는데 그런 점이 재미있다”고 싱글벙글이다.

이번 드라마에서 야구선수 ‘정우’를 연기하는 한 살 어린 그룹 ‘2PM’의 택연(22) 덕분에 막내에서도 벗어났다. “택연을 보면 막내를 탈피했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군기를 잡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택연에게 왜 늦게 왔냐며 뭐라고 하기도 했다”며 즐거워 했다.

‘신데렐라 언니’에는 천정명(30), 서우(25), 이미숙(50), 김갑수(53), 강성진(39) 등이 출연한다. ‘추노’ 후속으로 31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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