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검풍 막아라” 초비상
한명숙 돌풍...오세훈 신중-나경원, 원희룡 역공세
고하승
| 2010-04-11 14:46:44
[시민일보] 서울시장 후보 가상대결에서 한명숙 전 총리가 오세훈 서울시장을 처음으로 추월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한 전 총리 무죄판결이후 이른바 ‘검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한 총리의 돌풍이 ‘한풍’이 아니라 ‘검풍’으로 불리는 것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결과적으로 한 전 총리의 선거를 도와주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인터넷신문 뷰앤폴이 지난 9일 한 전 총리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진 직후 리서치뷰에 의뢰해 긴급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한명숙(39.2%), 오세훈(37.6%), 노회찬(7.9%), 이상규(3.4%), 기타 및 모름(12.0%) 순으로 답했다.
법원의 무죄 선고에 대해서는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한 만큼 당연한 결과'라는 응답이 49.9%, '법원의 무죄 선고가 잘못된 것'이란 응답은 31.3%로 나타났다.
특히 한나라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와 맞붙을 경우에는 지지율이 각각 38.5%와 46.5%로 조사돼 야당 단일후보의 압승을 예고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군들은 초비상 상태를 맞이하게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측은 신중모드로 전환했다.
그는 또 민주당 유력 서울시장 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가 1심에서 수뢰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아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것과 관련, “이 시점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일정한 거리를 두기했다.
반면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나경원 의원은 한 전 총리를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그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 전 총리가 사실상 야당의 후보로 확정된 만큼 최초 여성 서울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고 한나라당 입장에서도 여성 대 여성의 구도가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점이 아닌가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나 의원은 "한 전 총리는 법률상 무죄지만, 도덕적으로는 유죄"라며 "(한 전 총리는) 서울시장의 자질에 맞지 않는 도덕적 흠결이 있음이, 시장으로서는 부적절함이 이미 밝혀졌다. 이미 심판받은 정권의 계승자이고 실패한 정권의 핵심인물로 과거회귀적인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날 원희룡 의원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시장 3명 중 1명을 여성에게 할당하는 '부시장직 여성할당제' 도입을 약속하는 등 한 전 총리를 의식하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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