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전대 연기론 ‘솔솔’

정두언, “공식 제기” 뜻 밝혀...정몽준 대표도 동조

고하승

| 2010-04-25 11:31:55

[시민일보] 한나라당 친이계 일각에서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7.28 재보선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는 이른바 ‘8월 전대론’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이미 6월 30일로 전대 날짜를 잠정 결정하고, 장소까지 잡아둔 상태다.

그러나 친이계 핵심인 정두언 의원은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니 총선 규모의 7월 재보선을 앞두고 전대가 열릴 경우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며 8월 전대론을 주장했다.

그는 또 “곧 공식적으로 연기론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친이계 의원들도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 결과가 함께 반영되는 전대가 돼야 한다"며 정 의원 발언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8월 전대론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대표 출마를 위한 친이계의 `멍석 깔아주기'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즉 7월로 예정돼 있는 은평 재선거가 끝난 이후 전당대회가 열려야 이 권익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 과정이 수월하게 진행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재오 위원장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중립계와 친박계는 대부분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당권 도전의사를 밝힌 중립계 홍준표 의원은 "지도부 공백상태에서 준 총선인 7.28 재보선을 치르자는 것은 공당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전대를 연기할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전대 연기론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역시 전대 출마를 준비 중인 중립계 권영세 의원도 "벌써부터 재보선 패배를 생각할 이유는 없는 만큼 원칙대로 하는게 맞다"며 6월 전대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정몽준 대표는 "특정인 때문에 전대를 연기하자는 주장도 문제지만, 특정인을 배제하기 위해 연기가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사실상 전대연기론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한 핵심 당직자는 “전대에 출마할 생각인 정몽준 대표가 전대 연기를 조만간 공식 제안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의 전대 출마 가능성은 아직 알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정부와 군의 투명하지 못한 천안함 수습 과정에 대해 답답함을 표시하는 등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6.2 지방선거 결과도 전대개최 흐름에 한 축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정당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패배할 경우, 정몽준 대표 체제 인책론과 함께 박 전 대표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전당대회 출마를 준비중이거나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들로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을 비롯해, 박창달 자유총연맹 회장, 홍준표 전 원내대표, 정몽준 대표, 허태열 최고위원에 김형오 의장까지 거론되고 있다. 1인 2표제로 총 5명의 지도부를 뽑고 2명은 당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